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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0교시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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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0교시수업"

입력
2003.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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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 A여고 3학년 김모(18)양은 오전 7시까지 학교에 간다. '0교시' 수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자율학습을 하지만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밤 10시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학원에 다녀오면 밤 1시∼1시30분. 인근 B여고는 오전 7시40분부터 특기적성수업 명목으로 과목 보충수업을 한다. 송파구 B고교도 17일부터 학생들을 7시30분까지 등교하게 했다.0교시수업, 야간자율학습 등 변칙수업이 부활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강북 일부 고교에서는 경쟁적으로 변칙수업을 하고 있다. '옆 학교가 하는데 우리만 안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강남권은 학부모들의 눈치를 살피는 편. S고교의 한 교사는 "오전에는 7시40분까지 나와 자율학습을 시키지만 밤에는 불가능하다"며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학원에 보내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교육청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오전 8시 이전 수업 금지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지방은 아예 교육청 차원의 조치도 없었다. 경남 김해 K고교는 학생들을 오전 8시에 등교시켜 특기적성 명목으로 국·영·수 등의 보충수업을 한다. 인근 2∼3개 학교도 모두 0교시 수업을 하는 상황. K고의 한 교사는 "몇 명을 빼고는 모조리 엎드려 잠을 잔다"며 "왜 0교시 수업을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주는 0교시 수업을 둘러싸고 학교와 학부모단체, 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학부모단체가 문제를 제기하자 17일 사립고교 교장단에서 0교시 폐지 결정을 했지만 교육청은 "설문조사 후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관계자는 "0교시나 자율학습을 원하는 학생에게만 실시한다지만 불참자에게는 '남는 시간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느냐'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등·하교시간 결정은 학교장 재량"이라며 "획일적인 금지도 학부모의 반발이 예상돼 고민"이라고 밝혔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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