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을 사살하라."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개전과 동시에 델타포스 등 특수부대에 내린 극비명령이다. USA 투데이는 19일 부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특수부대는 후세인의 대통령궁이나 은신처를 습격, 후세인을 사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 같은 작전은 후세인의 사살이 전쟁의 조기 종결과 직결되고, 종전 후 야기될 복잡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9·11 테러의 배후 주모자인 오스마 빈 라덴을 놓쳐 지금도 테러위협에 시달리는 뼈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프간 전쟁 당시 미국은 라덴의 목에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후세인을 놓치거나 생포할 때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후세인이 제3국으로 피신, 망명정부를 세우거나 은신하면 미국은 전쟁에 이기기도 분명한 승리를 선언하지 못 할 수 있다. 후세인 잔당들이 그의 생존을 발판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들을 끈질기게 공격, 상당한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후세인을 생포한다면 쿠르드족 학살 등의 혐의로 국제전범재판소에 넘길 수 있지만, 이 경우도 사형제도가 없어 후세인은 이라크내 반미세력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우려가 있다.
때문에 미국은 후세인의 사살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미군은 이를 위해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와 중앙정보국(CIA)의 특수작전그룹(SOG) 요원 360여명을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북부 등지에 배치했다.
특수요원들은 중동에서 요인암살과 제3세계 쿠데타 등에 관여해온 베테랑들. 델타포스는 1977년 창설됐을 때 미 정부가 존재를 부인할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육군 1특전단 소속 대 테러부대다. SOG는 최소 5년 이상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경력자들로 구성된 CIA의 준 군사조직이다. 제3세계 국가의 쿠데타와 암살 등에 관여해오다 90년 폐지된 SOG는 97년 부활, 아프간 전쟁 등에서 정규군이 수행하지 못한 비밀작전을 수행해왔다.
특수부대원들은 토마호크와 E폭탄 등이 바그다드 시내 등 수십 곳에 마련된 비밀벙커를 공략하면 곧바로 진입, 후세인을 찾아 사살할 계획이다. 후세인은 이날 바그다드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세인의 은신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이라크군의 최정예인 공화국 수비대의 반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후세인 사살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