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에 사는 주부 민경옥(46)씨는 지난 주 금요일 긴급 가족회의를 소집했다. 신문과 TV에서 연일 '카드대란' 우려를 보도하고 정부가 카드사들의 위기 해소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 혜택을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우리 집은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혹시나 했던 우려는 역시 현실로 드러났다. 올해 대학에 진학한 아들을 다그쳤더니 카드 연체 200만원을 실토했고, 회사원인 남편(48)은 술값 등으로 긁었던 카드 빚 1,500만원을 대출로 바꿔놓았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화도 났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싶어 아들의 카드 연체는 이 달 만기가 돌아오는 적금 4,000만원 가운데 일부를 떼네 우선 갚기로 했고, 대출로 전환된 남편의 카드 빚은 생활비와 남편 용돈을 아껴 매월 일정액씩 올해 안에 갚기로 했다.
그리고는 남편의 지갑에서 카드 4장 중 2장을 압수하고 아들의 카드는 해지했다. 자신도 3장이나 갖고 있던 백화점 카드 중 일부를 잘랐다. 카드수수료가 오르고 연회비도 생기는 만큼 카드수를 가능한 줄이기 위해서다. 매달 카드 연체비 때문에 혼자서 '가슴앓이'를 하던 남편도 털어놓고 나니 홀가분하다고 했다. 민씨는 "은행과 카드사들이 서로 앞다퉈 카드를 만들어주고 돈 꿔주고 정부가 나서서 카드사용을 권장하더니, 1년도 안돼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고 수수료를 올리는 횡포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 앞으로 달라질 신용카드 정책 주요 내용
*카드 채권 빚독촉강화(연체자 장기간 연락 두절 때 직계가족 통보 가능)
*대환대출 활성화 (상환기간을 최장 5년으로 장기화)
*무이자 할부 3개월 이하로 단축
*놀이공원·영화관·경기관람 무료서비스 축소
*연회비 면제 취소-연회비 인상 부활
*카드대금 청구기간 단축(신용공여기간 40일에서 25∼30일로 )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인상
*다중채무자 사용한도 감축 카드사 합의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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