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말 '한별텔레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으나 해외로 달아났던 한근섭(49) 전 한별텔레콤 회장이 지난해 10월 극비리에 입국, 현재 국내에 체류중인 것으로 밝혀졌다.그러나 당시 한 전 회장의 해외도피를 이유로 수사를 중단했던 검찰이 한씨의 입국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수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본보 취재결과 2001년 9월 검찰 수사를 피해 중국으로 출국했던 한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천공항을 통해 극비 입국, 국내 은신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도 "입국일과 항공기 탑승지까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한 전 회장이 지난해 귀국한 후 현재까지 재출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검 남부지청 관계자는 "2001년 10월 한씨의 출국이 확인돼 사건을 기소중지하고 한시를 지명수배했다"며 "한씨가 귀국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출국금지 조치를 뒤늦게 하는 바람에 한씨가 해외로 도피, 수사를 중단했던 검찰이 한씨가 입국한 지 4개월여가 지나도록 입국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은 재수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검찰이 법무부에 해외도피중인 기소중지자가 입국할 경우 입국사실을 통보해 줄 것을 요청할 경우 한 전 회장과 같은 기소중지자가 검찰 몰래 입국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관계자는 "한 전 회장의 소재가 확인되는 대로 신병을 확보,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한 전 회장을 제외한 추가수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 한별텔레콤 사건
'한별텔레콤 사건'이란 한근섭 전 회장을 포함한 한별텔레콤 고위 간부들이 1999년 2월부터 2000년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해외전환사채(CB)와 2차례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허위 발행해 580여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건.
당시 공범이었던 감사 정모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차액 중 거액이 금융감독원 직원들에게 전달됐다고 폭로했으며 일부는 정·관계에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한 전 회장이 수사가 종료되기전 해외로 도피, 수사가 중단됐으며 당시 대표이사였던 신모(40)씨가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모 증권사 직원 등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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