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1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과 외무장관회담이 잇따라 열릴 브뤼셀 EU 본부에서 프랑스와 독일 대표단 등을 겨냥한 불법 전화 도청장치가 발견돼 외교적 파문이 일고 있다.19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지와 벨기에 경찰 당국 등에 따르면 도청장치는 회담이 개최될 EU 본부 내 일부 회원국 대표단실 전화선에 설치되어 있었다. 회원국 대표단실은 통상 EU 회원국 정상들간의 양자 회담 등이 열리는 곳이다.
르 피가로지는 "이번 사건에 미국인들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라크문제를 둘러싸고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이사국들로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달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쟁 반대 이사국들의 대표단을 상대로 도청을 벌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EU 의장국인 그리스의 게오르기 파판드레우 외무장관은 "EU는 이번 행위를 비난한다"며 "누가 이번 일을 저질렀는지가 드러나면 EU 차원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크 조르지오 마로 EU 대변인은 "도청장치는 며칠 전 통상적인 보안점검 과정에서 발견됐다"면서 "현재 관련국들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로서는 밝힐 것이 없다" 고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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