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항공우주분야 첫 여성간부 탄생 "딸들 커서 공대가더라도 대환영"/임효숙 항공우주硏 원격탐사그룹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항공우주분야 첫 여성간부 탄생 "딸들 커서 공대가더라도 대환영"/임효숙 항공우주硏 원격탐사그룹장

입력
2003.03.20 00:00
0 0

"후배 여성 연구원들로부터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밥값도 꽤 나갔지만요…"대덕연구단지 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1일 임효숙(42) 책임연구원을 원격탐사그룹 그룹장에 임명했다. 국내 항공우주과학관련 기관들 중에서 첫 여성 보직자의 탄생이었다. 항공우주 분야는 여성 과학자가 매우 드물어 산·학·연을 통틀어 여성 간부는 임 그룹장이 유일하다. 항공우주연구원에 여성연구원은 고작 17명 뿐이다.

"1996년 제가 연구원에 들어올 때는 여성 연구원이 한명도 없었어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아진 편이죠."

그가 맡은 원격탐사그룹은 다목적 실용 위성인 아리랑위성을 비롯, 국내·외 인공위성으로부터 수신한 지구관측 자료를 활용하는 일을 한다. 주로 위성사진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과거 동해안의 산불이나 용인의 난개발 사진 등도 이곳을 거쳐 공개된 것이다. 그는 "앞으로 인공위성의 수가 많아지고 관측자료도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이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사범대(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했지만 남을 가르치는 것보다 연구하는 것이 좋아 교사의 길을 접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93년 텍사스 A&M 대학에서 기상학 박사를 받은 뒤 어릴 적부터 동경해오던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2년간 일했다. 이 때 박사과정 유학생이던 동갑내기 남편 김종배씨를 만났고 함께 귀국해 결혼했다. 마침 남편도 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일하게 돼 대덕에 신혼의 둥지를 틀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작은 딸을 둔 그에게도 육아문제는 고민이다.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만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일하다 보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최근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관련, 아이들이 커서 공대에 간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에 그는 "본인이 좋아하면 당연히 보내겠다"며 "미래의 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과학기술자 특히 여성 과학자의 권익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노동부로부터 남녀고용평등감독관으로 위촉돼 연구원의 신입사원 채용 등에서 여성 차별이 있는 지 등을 살피는 일도 하고 있다. 그는 이라크전도 과학자의 시각에서 관심 있게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