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 보크윌 지음, 믹 롤프 그림 한현숙 옮김 승산 발행·각 6,500원·초등 전학년"우리 가족들 좀 보렴! 지구 행성에 사는 생물들은 모두 우리 가족이야. 모든 사람, 모든 동물, 모든 식물, 모든 미생물이 다 같이 갖고 있는 것이 있어. 그게 뭐냐 하면 바로 유전자!"('유전자 가족'에서)
아이들에게 최신의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알려주기란 늘 어려운 문제다. 어른이 읽어도 어려운 과학 지식을 말만 쉽게 바꾸어 줄줄이 엮어 봤자 초등학생이 읽고 이해할 리 만무하다. 이해에만 치우쳐 책을 만들다 보면 수박 겉핥기에 그칠 때가 태반이다.
그래서 최신 생명공학 기술 정보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흥미로운 그림과 설명까지 곁들여 읽는 재미를 더한 '영재과학―생명공학 시리즈'의 가치가 빛난다.
4권으로 나온 이 시리즈는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른 줄기세포, 클론, 배아 이식, 각종 질병, 백신 개발 등에 대해 아이들이 즐기면서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영국 런던 퀸 메리 의대 암 생물학 교수인 저자가 12년 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5권짜리 '세포와 우리 몸 시리즈'를 최신 이론과 더 익살 맞은 글들로 재구성해 지난해 낸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은 실제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듯한 생생한 그림에다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설명으로 생명공학의 지식을 풀어나간다. 첫 권 '즐거운 세포'는 세포생물학, 두 번째 '병원균의 습격'은 인체면역학, '유전자 가족'은 유전학, '멋진 DNA'는 분자생물학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본 울산대 의대 이재담 교수는 "오랫동안 의대에서 생화학을 가르친 경험자가 보기에도 결코 쉽지 않은 수준의 지식을 쉬운 글과 그림으로 설명했다"며 "그림 하나하나가 실제 현미경으로 본 세포나 단백질과 거의 똑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라면 혼자 보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어른이 봐도 될 정보를 담고 있으니까 같이 읽고 서로 묻고 대답하며 보면 된다. 이렇게 같이 읽어 더 좋다는 점도 이 책의 특장 중 하나이다.
시리즈를 제작한 미국의 콜드 스프링 하버 출판사는 DNA 이중나선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 박사가 소장으로 있는 같은 이름 연구소의 계열 출판사이다. 이 연구소는 1904년 설립된 카네기 연구소의 생물 분야 실험실과 1963년 통합해 세계 생명공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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