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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허 재 "노익장 가리자" 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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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허 재 "노익장 가리자" 강동희

입력
2003.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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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9단' 허 재(38·원주TG)와 '코트의 마술사' 강동희(37·창원LG)가 정면충돌한다.중앙대 1년 선후배 사이로 기아자동차시절까지 10여년 이상 한 솥밥을 먹으며 한국 농구를 쥐락펴락했던 두 노장 스타가 23일부터 시작되는 5전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우정의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올시즌 닮은 꼴 행보를 걸어왔다. 허 재가 위기때마다 팀의 아킬레스건인 포인트 가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TG를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놨다면 강동희도 역시 코트의 사령관답게 공수를 조율하며 LG를 정규리그 2위로 견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두 선수의 목표도 한결같다. 모두 팀을 정상에 올려 놓은 뒤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것이다. 허 재는 올시즌 슈퍼루키 김주성의 영입으로 어느해보다 고무돼 있다. 플레잉코치를 겸하고 있는 허 재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중앙대 14년 후배 김주성을 지명하는 순간 만세를 불렀던 기억이 새롭다. 1차 목표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결실을 거둔 허 재지만 아직도 그는 우승에 목말라 있다. 올시즌 52경기에 출전, 평균 8.1점 2.9어시스트를 기록한 그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허 재―김주성 콤비의 고공 플레이는 TG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허 재의 완벽한 어시스트, 이를 논스톱으로 림에 꽂아 넣는 김주성의 조화는 국내선수끼리는 좀처럼 보기 힘든 환상 그 자체였다.

프로 출범 이후 4번이나 어시스트상을 차지한 강동희는 올시즌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했다. 시즌을 앞두고 울산 모비스에서 퇴출당한 후 LG로 이적한 강동희는 연봉이 8,000만원이나 깎이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강동희는 이를 악물고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결국 정규리그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소화해 냈다. 강동희는 54 전 경기에 출장, 평균 9점 5.3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출장시간을 감안할 때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과시했다. 강동희는 노련함에서 비롯된 공수 조율로 다양한 루트의 쉬운 득점찬스를 만들어내곤 했으며 고비마다 터트리는 3점포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더욱이 테런스 블랙과 엮어내는 앨리웁 덩크슛은 LG 농구에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다.

/울산=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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