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 이라크 최후통첩에 대해 각국 정부와 언론들은 "전쟁이 현실화했다"고 우려하면서 "미국은 이라크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끝내 무시했다"고 비난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 직후 "미국의 결정은 평화적으로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실현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은 국제 안보를 통째로 흔드는 치명적 실수로 판명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의회는 미국과의 핵감축 협정에 대한 비준을 연기, 간접적인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시라크 대통령,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독일 전역에서 방송된 TV 성명에서 "수천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갈 전쟁을 정당화할 만큼 국제사회에 대한 이라크는 위협적이지 않다"고 역설했다.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 해결책을 포기하는 자는 신과 자신의 양심, 역사 앞에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발생하는 모든 전쟁은 불법"이라고 비판했으며 아랍연맹은 "오늘은 국제법이 무너진 날이다"이라고 개탄했다.
각국 언론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러시아 일간 '브렘야 노보스테이'는 "양키들과 시장이 피에 굶주려 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AP 통신은 "전쟁 명분으로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부르짖어 온 부시가 이제 와서 전쟁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담 후세인의 축출이라고 주장한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AFP 통신은 "부시의 연설은 후세인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전쟁 행보에 반발해 온 유엔과 프랑스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라고 해석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부시의 선전포고는 세계 평화 및 무고한 이라크 국민들에게 참담한 비극"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미국의 선택은 부득이한 결단이며 부시 대통령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피터 골드스키스 영국 법무장관은 "유엔은 국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무력을 허용하고 있다"며 공격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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