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장·단점을 알고 싶으면 맞수에게 물어보라." GM대우가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인 2,000대를 투입하는 라세티 시승행사를 20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할 방침을 밝히면서 '준중형차 판매전쟁'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경쟁사들은 할부금리 인하, 취득세 금액 인하, 옵션 무상제공 등으로 맞서고 있다. 치열한 판매경쟁 속에서 어떤 준중형 모델을 선택할 지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위해 자동차 회사 관계자들에게 경쟁모델의 장단점을 물어봤다. 상대차의 장단점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역시 경쟁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에는 현대, 기아, GM대우 3사가 참여했고, 르노삼성은 회사내부 사정으로 인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대 아반떼XD
경쟁사들은 아반떼XD가 쌓아올린 브랜드이미지가 최고의 강점이라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 '잘 팔리는 차가 좋은 차'라는 업계의 오랜 속설이 아반떼XD에만 예외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반떼XD는 동급2위와 2배 이상 격차를 벌이며 판매량 1위 독주를 벌이고 있다. 또 해외시장에서 공인된 안전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오리지널 모델 출시가 오래된 만큼 디자인의 신선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경쟁사들의 지적이다. 또 국내 준중형차 중 가장 무겁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아반떼의 차량중량은 1,188㎏으로 경쟁차보다 30㎏ 가량 무겁다. 이 때문에 연비도 동급차 중 가장 낮다. 자동변속기 장착 1.5리터 DOHC모델을 기준으로 아반떼XD는 리터당 13.6㎞, 스펙트라 13.7㎞, SM3 13.8㎞, 라세티 14.0㎞의 연비를 보이고 있다.
GM대우 라세티
GM대우 라세티는 국내 준중형차 중 가장 최근에 선보인 모델답게 최대출력·연비 등 성능면에서 경쟁차종보다 조금씩 앞서있다. 여기에 무이자할부 등 공격적 마케팅으로 판매량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라세티의 가장 큰 강점은 가장 넓은 실내공간으로 길이·폭이 경쟁차보다 최고 6㎝ 가량 길다는 것이다. 반면 엔진이 완전히 새로 개발된 것이 아닌, 누비라 엔진을 튜닝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자동변속기 모델 중 유일하게 오버드라이브 스위치가 없다. 또 트렁크의 적재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도 제기 됐다. 이밖에 인테리어에 우드그레인을 너무 과다하게 사용해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르노삼성 SM3
경쟁사들이 인정하는 SM3의 강점은 깔끔하고 세련된 외양과 색상, 고급스런 인테리어다. 여기에 SM5 성공의 긍정적 효과가 SM3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 특히 옆면 에어백과 첨단브레이크 장치 BAS(Brake Assist System) 기능을 준중형급 최초로 채택하는 등 준중형 성능의 고급화를 선도했다. 트렁크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평가도 나왔다. 약점은 SM3의 오리지널 모델이 일본 닛산의 소형차 '실피'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 때문에 실내공간의 폭이 경쟁차중 가장 좁으며, 특히 2열 시트가 좁다는 지적이 많았다. 엔진 최고출력도 100마력으로 동급차 중 가장 낮다. 또 일부에서는 서스펜션이 단단한 편이라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국내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평도 있었다.
기아 뉴스펙트라
올들어 국내 승용차 중 판매1위를 달리고 있는 아반떼XD와 엔진과 플랫폼 등 주요부품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뉴스펙트라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EF쏘나타 자매 모델인 옵티마가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처럼, 안전도와 고급편의시설 등 많은 장점을 갖췄으면서도 뉴스펙트라는 판매율에서 동급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뉴스펙트라는 건설교통부가 올 초 실시한 충돌시험에서 소형차 중 최고의 안전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이르면 올 하반기에 나올 후속모델로 대반격을 시작하겠다는 것이 기아의 복안이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