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 던졌다. 투구 템포도 좋았다. 그 동안 우리가 박찬호에게 원했던 투구를 보여줬다." 벅 쇼월터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와 3분의 2이닝동안 3피안타(홈런 1개포함)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된 박찬호(30)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비로 6회에 경기가 중단돼 텍사스가 8-1, 6회 강우콜드게임승을 거뒀다.그동안 부진을 면치못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이날 특유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18타자를 맞아 삼진3개를 잡아내고 볼넷2개만 내주는등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이후 11일만에 등판한 박찬호는 1회말 좌타석에 들어선 톱타자 테렌스 롱에게 초구 홈런을 얻어 맞아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후속 세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1회를 넘긴 박찬호는 5회초 2사 뒤롭 머헤이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추가점을 내주지 않으며 강타자들이 포진한 오클랜드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미겔 테하다와 두차례 대결, 유격수와 3루 땅볼로 잡아내는 등 유독 오클랜드전에 약한 모습을 불식시켰다. 이날 경기는 체감 온도 3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열렸는데 박찬호는 5회 2사까지 총 78개의 공(스트라이크 43개)을 던졌다. 텍사스는 0-1로 뒤진 3회 루벤 시에라가 상대선발 아론 하랑으로부터 3점홈런을 뽑아내는 등 적시 8안타를 몰아치며 8득점, 8-1로 전세를 뒤집었다.
박찬호가 이날 경기에서 호투할 수 있었던 것은 직구의 구위가 살아났기 때문이었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의 볼끝에 힘이 있었던 데다가 컨트롤도 잘 됐다. 특히 타자 바깥쪽으로 던진 직구는 상대타자들에게 위협적이었다.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직구의 구위가 기대에 못미쳐 난타당했던 박찬호로서는 정규시즌 개막을 10일 앞두고 부활의 단초를 찾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전문가들도 박찬호가 올시즌에 지난시즌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직구구위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었다.
박찬호는 "직구 볼끝이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3회부터는 타순이 하위타자들이어서 편안하게 직구를 집중적으로 테스트 해봤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23일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 다시 등판할 예정이다. 한편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제5선발을 노리는 김선우(25)는 이날 LA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동안 1안타를 맞으며 1실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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