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튜닝 숍에서 근무하는 권순옥씨의 애마는 '스포츠카 부럽지않은 경차 마티즈'다.1999년 3월 구입했다는 권씨의 빨간 마티즈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차체 사방에 붙인 에어로 파츠(aero parts)때문. 공기저항을 줄여주고, 접지력을 높여 고속 주행 시 안전성을 높여주는 액세서리로 마티즈의 외모를 스포츠카로 변신시킨 주인공이다. 또 차 뒷면에는 에어 스포일러를 부착했다. 실내를 살펴보면 경주용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320㎜짜리 운전대, 일제 베일사이드 수동변속기 레버 등을 부착했고, RPM·오일온도·오일압력·진공 게이지 등을 새로 설치했다. 이쯤 되면 실내외 외관만으로는 마티즈인지 신모델 스포츠카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의외로 오디오만은 대우 순정부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차 주인이 겉멋보다는 차 자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사람이란 것이 느껴진다.
외모 뿐 아니라 성능도 스포츠카 수준이다. 권씨가 프로실력을 발휘해 엔진을 튜닝했기 때문이다. 엔진은 부품 하나 둘을 바꾼다고 출력이 좋아지지 않으며,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우선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 엔진 헤드를 고르게 다듬었고, 공기가 많이 유입되게 드로틀 본체도 바꿨다. 여기에 출력향상 효과를 최대한으로 올리기 위해 공기저항을 줄이는 튜닝도 함께 했다. 또 배기가스의 원활한 배출을 위해 머플러 등을 새로 교체했다.
권씨는 이 모든 작업을 시간 있을 때마다 차근차근 직접 해왔다. 엔진 튜닝에만 새 부품을 사용했고, 기타 튜닝은 중고부품을 이용해서 총비용은 700만원 정도 들었다.
"차 구입한지 4년이 됐는데,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권씨는 "아직까지 손 못 본 곳이 30∼40%정도 된다"며, 한참 자라고 있는 자식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는 아버지 같은 표정을 짓는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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