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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박물관 건립 순항… 홀가분해요"/오늘 퇴임 지건길 중앙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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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박물관 건립 순항… 홀가분해요"/오늘 퇴임 지건길 중앙박물관장

입력
2003.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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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박물관 건립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박물관장의 차관급 승격을 보고 나가게 돼 홀가분합니다."대표적 '박물관맨'이자 2세대 고고학자인 지건길(池健吉·60)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퇴임한다. 1968년 문화재관리국 조사연구실 임시고용원으로 박물관에 발을 들여 놓은 후 35년 간 박물관 밥을 먹었다. 퇴임을 하루 앞둔 18일 관장실에서 하루 종일 짐을 챙긴 그는 "재임 3년 동안 용산박물관 전시 공간 변경으로 인한 공기 지연과, 막판에 차기 박물관장 선임을 둘러싼 혼란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히 "최근 유력한 관장후보로 거론되던 사람이 인터넷으로 인신공격을 받고 사퇴하는 것을 보면서 무척 안타까웠다"며 "누가 후임 관장이 되든 후유증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 관장은 재임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저명 인사들의 잇단 유물 기증과 지난해 박물관 학예사 80명을 뽑았던 것을 들었다. 그는 "유창종 송성문씨 등이 소장한 문화재를 아낌없이 내놓은 것이나, 국가에서 새 박물관 인력충원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 것은 그만큼 박물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가 박물관이 변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것도 바로 그런 취지였다.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부개혁에 대해서는 "개혁의 실체를 모르겠다"며 "전시 디스플레이어나 교육전문가 등 비학예직 전문가들의 할 일이 많다"고 자신의 생각 일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졸업 후 은사인 삼불 김원용(金元龍)교수의 추천으로 당시 문화재관리국에 취직한 그는 조유전(趙由典)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과 함께 무령왕릉, 천마총, 창원 다호리 유적 등에 발굴실무자로 참여했다.

19일 오후 2시 박물관 강당에서 퇴임식을 갖는 그는 "당분간 전공인 청동기 거석문화와 고고학사 연구에 전념하고 다음 학기부터 대학강의도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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