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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요언론 이라크전 강행에 우려/"오만… 도박…" 일그러진 美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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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요언론 이라크전 강행에 우려/"오만… 도박…" 일그러진 美제국

입력
200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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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고립돼 있다.' '부시 미 행정부는 위태로운 도박을 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제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이라크전을 밑어붙이는 데 대해 뉴스 위크와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심각한 우려의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다. 냉전 이후 미국이 이번처럼 국제사회로부터 '왕따'를 당한 적은 없었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내놓고 이라크전 강행을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전세계로 거세게 번져가는 반전 시위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의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렸다.미국은 이라크전이 끝난 뒤 '아메리카 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더욱 강력한 초강대국이 될 수도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

시사주간 뉴스 위크 최신호(3월 24일자)는 커버스토리 '오만한 제국(Arrogant Empire)'에서 "과거에도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등을 놓고 반전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대다수 국가의 국민들이 미국을 반대하고, 미국을 지지하는 국가에서 예외 없이 정권 기반이 흔들리는 사태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파리드 자카리아 뉴스 위크 국제판 편집장은 "부시 행정부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지게 된 이유는 동맹 관계와 국제 기구를 존중해 온 역대 지도자들과 달리 오만하고 독단적인 외교 정책으로 다른 국가들의 원성을 자초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지난 40년간 미국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외국 나들이를 가장 적게 한 사람으로 애당초 세계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지적하고 "부시 행정부는 국제조약을 잇따라 탈퇴했을 뿐 아니라 상대국이 굴욕을 느끼게 만드는 강압적 외교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자카리아 편집장은 "미국이 강력하기만 하고 세계에 그 힘이 정당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할 때 21세기 미국의 시대는 외롭고 야만적이며 짧게 끝난 한 때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세계 유일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포용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부시, 이라크전 성공에 미래를 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은 1948년 냉전 체제 형성이나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직전과 같은 기로에 놓여 있다"며 이라크전을 도박에 비유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전의 결과에 따라 미국의 위상, 중동 정책, 테러와의 전쟁, 국내 상황 등이 달라질 것"이라며 "잘못되면 테러에 불을 붙이고 동맹 관계를 악화시키고 미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며, 이기더라도 과신과 무리수로 이어지게 된다"고 예측했다.

이 신문은 냉전 시대에 미국의 기본 정책은 기다림과 인내였으나 부시 행정부는 평화를 위해서는 선제 공격과 동맹 관계의 위기 등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사설을 통해 "미국이 테러와 싸우고 민주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야심찬 계획에서 성공하려 한다면 우선 서구 민주 국가들과의 불화를 치유하고 효과적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아랍권을 비롯한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아메리카 제국'의 출현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 경멸받는 이유'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인들은 대체로 이라크전을 중동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으로 보지만 유럽과 아랍세계에서는 이번 전쟁이 세계사의 한 분수령과 다름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은 17일 "미 행정부는 독점 기업들의 이익을 대표해 국내와 해외의 민주주의를 짓밟는 진짜 '악의 축'이 됐다"고 주장한 더취앙 베이징대 교수의 기고를 게재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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