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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군 복무기간 단축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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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군 복무기간 단축의 조건

입력
200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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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부터 일반사병의 군 복무기간이 2개월 단축된다. 엊그제 발표된 올해 국방부 업무계획에 따르면 2001년 8월 입대자부터 1주일 단위로 복무기간이 줄어들고, 10월 입대자들은 각군 모두 2개월씩 단축된다.대통령의 선거공약을 신속히 이행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국방부 계획을 지지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20대 초반 학업과 생업을 중단하고 군 병영에서 생활하는 단절의 기간이 짧아진다는 점에서, 당사자와 보호자 등 관계자 모두가 반길 일이다.

그러나 이 조치가 군의 전투력에 영향이 없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군대생활 2년을 넘기게 되면 경험이나 기능이 숙달되어 전투능력이 최고조에 달할 시기인데, 그런 사병들을 2개월 앞당겨 내보내는 것은 전력면에서 분명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국방부는 보충역 자원의 일부를 현역으로 전환하고, 대체복무 인원의 감축 또는 폐지를 통해 자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숙련도가 요구되는 직위를 부사관(副士官)으로 대체하여 전투력 저하를 방지하겠다고 말한다. 당연하고 현실적인 대책이다. 아직은 병력 자원이 충분한 편이므로 자원 문제는 그렇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숙련도가 요구되는 직위'라는 좁은 개념만으로는 실질 전투력 저하를 보충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부대 편제상 분대장은 하사가 맡도록 돼 있지만, 부사관 부족으로 그 자리를 고참사병이 맡고 있는 부대가 많다. 이런 실정을 안다면 그 말에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 짐작할 것이다. 복무연한 단축은 부사관의 증원을 전제하지 않고는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

차제에 직업군인 비율을 높여 실질적인 전력증강을 도모하는 중장기 계획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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