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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대구지하철 세운 유가족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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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대구지하철 세운 유가족들의 분노

입력
200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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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8시6분께 대구지하철 1호선 교대역 승강장. 대곡역 방향 1255호 전동차가 교대역에 정차해있다 떠나려는 순간 전동차에 있던 대구지하철 참사 실종자 유가족 20여명이 갑자기 문을 수동으로 열어 제쳤다. 유가족들은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가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없이 참사 다음날부터 부분운행을 강행하고 있다"며 운행을 중단하라고 절규했다.돌발적인 사태로 전동차는 즉시 운행이 중단됐다. 또 교대역 방향으로 진행하던 전동차들도 1225호 전동차에 가로막혀 잇따라 운행이 중단됐다.

유가족들은 오후 6시께 중앙로역 앞 도로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제4차 시민대회'에 참가, 교대역까지 1㎞가량 행진한 뒤 경찰이 역사 진입을 저지하자 다른 역에서 1255호 열차에 탑승했다. 출동한 경찰은 40여분만에 전동차를 점거한 유가족들을 연행했으나 지하철 운행은 1시간30여분이 지난 오후 9시40분께 재개됐다.

교대역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유가족 등 200여명은 "16일 오후 2시 중앙로역에서 지하철 운행 중단에 대한 토론회를 갖는다"는 약속을 대구시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뒤에야 집회를 마쳤다.

"지하철 참사가 한 달이 돼가지만 사고원인에 대한 어떤 체계적 규명도 없고 사회의 관심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경찰에서 풀려난 유가족들은 다시 납덩이 같은 발걸음을 시민회관과 중앙로역으로 향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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