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가 1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에 선출돼 형식상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부상했다. 胡 주석은 앞서 선출된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및 16일 임명된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와 함께 권력서열 1, 2, 3위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江 주석의 오른팔인 쩡칭훙(曾慶紅)도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에 이어 16일 서열 5위인 국가 부주석에 선출됐다. 이로써 60대가 중추를 이루는 4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했다.
부총리와 국무위원, 각 부처 장관은 溫 총리의 지명에 따라 17일 요식행위로 전인대에서 선출된다. 16일 홍콩 문회보는 상무부총리에 황쥐(黃菊) 정치국 상무위원, 외교부장과 국방부장에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 부부장, 차오깡촨(曹剛川) 상장이 각각 선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江 주석이 '당중앙 군사위'주석직은 물론이고 국가주석의 당연직인 '국가중앙 군사위' 주석직도 胡 주석에게 이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군사통솔권은 형식상 당중앙 군사위와 국가중앙 군사위로 이원화해 있다.
江 주석이 2개 중앙 군사위 주석직을 모두 유지한 것은 권력과 무력이 동일시되는 중국의 정치 특성상 그가 여전히 실권자임을 시사한다. 이런 점에서 胡 주석은 최고지도자임을 의미하는 형식적인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江 주석은 아울러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5명을 자파 세력으로 구성해 권력 핵심부의 집단지도와 상호견제 체제를 확고히 했다.
江 주석이 이렇게 지도체제를 구성한 것은 세대교체에 따른 전환기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신 지도부가 자본가 입당에 따른 공산당의 정체성 혼란, 국유기업과 금융개혁,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경제적 충격, 고실업률, 군사개혁 등의 난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江 주석은 국가정책의 최후 결정자로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江 주석이 군권을 쥐고 있는 한 胡 주석은 '견습 지도자'란 이미지를 벗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치적 업적을 감안할 때 江 주석이 과거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태상황(太上皇)적 위치를 갖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향후 3∼5년 간 4세대 지도부의 안정화 추세에 맞춰 점진적으로 군권을 胡 주석에게 이양할 가능성이 높다.
江과 胡의 권력분점은 결국 중국 지도부가 정치적 안정과 이를 토대로 한 경제발전을 최우선시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 對한반도 정책은
중국 4세대 지도부의 한반도 정책은 기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하지만 4세대 지도부가 한국전 비참전 세대인데다 북한 지도부와의 인적·심적 공감대가 거의 없어 북한과의 관계는 딱딱해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한반도 정책은 남북한 등거리 외교의 강화와 실질적 이해에 기반을 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한반도 외교의 첫 시험대는 북한 핵 문제. 중국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북한 핵으로 인해 한반도가 불안정해지거나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은 초기단계에서는 북한 핵 개발에 대한 우려를 계속 표명하되, 북·미 긴장이 극도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에는 미국의 섣부른 무력사용을 경고하는 형태의 외교를 수행할 전망이다.
/배연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