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판의 황태자' 이태현(27·현대중공업)이 올해 첫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하며 생애 14번째 백두봉 정상에 올랐다. 현대는 민속씨름 대회 사상 첫 '그랜드슬럼'을 장식했다.이태현은 16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열린 2003세라젬배 영천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5판다승제)에서 '들소' 김경수(31·LG투자증권)를 3-2로 꺾으며 황소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현대는 단체전에 이어 금강·한라·백두장사를 싹쓸이 하며 모랫판을 평정했다. 4개 타이틀이 걸리기 시작한 95년 이후 한팀이 대회 4개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며 '그랜드슬럼'을 달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태현은 4강에서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3·218㎝·LG) 을 맞아 고전했다. 첫째판에서 승부를 가르지 못한 이태현은 둘째판에서 종료 7초를 남기고 배지기를 성공시키며 힘겹게 승리했다.
결승에 오른 이태현은 첫째판에서 김경수의 왼덧걸이를 되치기로 응수, 합의판정 끝에 첫판을 따냈다. 넘어가는 과정에서 김경수의 왼팔이 먼저 모랫판에 닿았던 것. 이어 김경수의 들배지기와 잡치기에 걸려 내리 두판을 내주며 1-2로 몰리던 이태현은 넷째판에서 잡치기로 상대를 모랫판에 눕히며 분위기를 돌려세웠다.
다섯째 판에서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5분 연장전에 돌입한 이태현은 휘슬과 동시에 김경수가 들배지기를 시도하자 몸을 빠르게 돌리며 맞배지기로 승부를 마감했다.
이에 앞서 신·구 골리앗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최홍만과 '원조 골리앗' 김영현(27·217㎝·신창)의 8강전에선 최홍만이 2-1로 승리를 거뒀다.
한편 '탱크' 김용대(현대)는 15일 열린 한라장사 결정전에서 생애 처음 결승에 오른 이준우(신창)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3-2로 꺾고 제125대 한라장사에 오르며 통산 11회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영천=박희정기자 hjpark@jhk.co.kr
백두급 최종순위
장사=이태현(현대) 1품=김경수(LG) 2품=최홍만(LG) 3품=신봉민(현대) 4품=백승일(LG) 5품=박영배(현대) 6품=김영현(신창) 7품=권오식(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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