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3일 이라크 2차 결의안의 안전보장이사회 표결 포기를 시사했다.이 같은 입장 변화는 미국과 영국이 '17일 무장해제안'을 제시한 지난 주부터 이사국 다수의 반대에 밀려 결의안 표결 일자를 수 차례 연기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 동안 예고한 '유엔 승인 없는 독자 전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16일 3국 긴급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4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2차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으나 시라크 대통령은 새 결의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3일 의회에 출석, "2차 결의안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선택이 우리 앞에 놓여 있으며 주말까지 이를 검토할 것"이라며 "표결로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결의안 통과와 관계없이) 부시 대통령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의거해 개전을 선포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미국이 유엔의 승인을 얻겠다는 희망을 접고 독자 전쟁으로 방향을 튼 증거"라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국이 2차 결의안을 포기하고 1주일 안에 독자 공격 채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본토에 대기중이던 B2 스텔스 폭격기 편대를 이라크 주변 기지로 이동 배치하고 크루즈 미사일 발사용 군함 15척을 지중해에서 홍해로 이동시켜 사실상 이라크 공격 준비를 완료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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