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한인들의 고통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제 연주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한 러시아 한인들의 삶을 담은 영화 '하늘색 고향'에 잘 어울려 무척이나 기쁩니다."세계적 첼리스트인 정명화(59)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12일 서울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하늘색 고향'(감독 김소영)의 시사회에 참석, 자신의 음악을 헌정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1937년 러시아 한인 이주를 배경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공훈화가 신순남(75) 화백의 필생의 역작 '레퀴엠'(44mx3m)에 담긴 애환을 풀어낸 영화 '하늘색 고향'에서 정 교수는 작곡가 이영조의 '엄마야 누나야'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소나타 3악장 안단테 연주를 헌정했다.
"큰 딸 꽃별이가 선교사로 카자흐스탄에서 봉사를 한 적이 있어 러시아 한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죠. 마침 남편(구삼열 유엔아동기금 도쿄사무소장)이 영화 소식을 듣고는 음악을 헌정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어요." 영화에 자신의 음악을 써보기는 처음이라는 정 교수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영화인 데다 내 음악이 신순남 화백의 그림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선뜻 참여했다"고 밝혔다.
평소 정 교수의 한국적 음색에 귀 기울여 왔다는 김소영(35) 감독은 "정 교수로부터 음악 헌정을 받은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며 감사의 악수를 청했다. '하늘색 고향'은 21일부터 4일간 일주아트하우스 아트큐브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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