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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소설로… 영화로… "대박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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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소설로… 영화로… "대박 이중주"

입력
2003.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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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소설을 잡아라.' 충무로에 특명이 떨어졌다. 영화사들이 판권을 확보한 인터넷 소설의 영화 제작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소설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2001년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가 5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최근 '동갑내기 과외하기'(감독 김경형)의 관객이 400만명을 넘어선 것이 배경이다. 또 지난해 개봉한 '연애소설'이나 개봉 중인 '국화꽃 향기' 등 소설 원작의 영화에 비해 인터넷 소설에 바탕한 영화의 흥행성이 크게 앞서고 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개봉 4주간 관객 동원 1위를 기록하며, 지난 주말에 관객 400만 고지를 넘어 500만 고지를 넘보고 있다.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 신승근 홍보부장은 "권상우 김하늘의 기대 이상의 연기, 사실적인 대사, 인터넷 세대를 겨냥한 모바일 마케팅 등 다양한 흥행 요인이 있지만 원작의 매력과 높은 인지도를 빼놓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소설은 주인공 대부분이 10대 후반∼20대 후반으로 영화 핵심 관객층과 연령대가 일치한다. 사실적인 대사와 유머러스하고 발랄한 설정도 장점이다. 반면 구성이 산만한 경우가 많아 영화로 옮길 경우 '무게감'을 주기 위해 후반부는 대폭 손질하는 게 관례다. 이 때문에 판권료는 1,000만원 내외.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3분의 1∼절반 수준이다. 영화사 관계자는 "요즘 인터넷 소설이 인기를 끌자 3,000만원의 판권료를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영화사의 입질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인터넷 소설은 동갑내기와 사귀다가 임신을 한 15세 소녀의 이야기인 '임신일기'. '주노와 제니의 홈페이지'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이 사이트의 게재 내용은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다. 몇몇 영화사가 판권 계약을 위해 접촉하고 있으나 10대 임신이라는 충격적 소재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지더라도 줄거리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쉬즈 마인'(권소연), '옥탑방 고양이'(김유리) 등도 영화 제작자들이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영화 제작이 확정된 영화는 세 편. 익영영화사가 제작하는 '백조와 백수'(나영준)는 '색즉시공'의 주인공 임창정을 캐스팅해 코미디의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도. 무비캠이 제작하는 '그 놈은 멋있었다'(원작 귀여니)는 권상우, 조인성, 장혁, 차태현, 조한선 등이 남자 주연 물망에 올라 있다. 김석곤 프로듀서는 "비슷한 시기에 연재된 세 편의 인터넷 소설 '동갑내기 과외하기' '내 사랑 싸가지' '그 놈은 멋있었다' 중 가장 흥행 가능성이 큰 것을 뽑았다"며 "고교생이 주인공이어서 풋풋함과 달라진 세태가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2001년 8월 일찌감치 판권 계약을 마친 '내 사랑 싸가지'(감독 문현석, 제작 제이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장나라 캐스팅이 불발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전열을 가다듬어 5월 크랭크인 목표로 시나리오를 다듬고 있다. '접속' '후아유' 등 인터넷 문화를 영화로 옮긴 바 있는 명필름도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를 고려하고 있다. 심보경 이사는 "요즘 신세대들이 인터넷 소설을 보듯, 영화를 관람한다고 생각하면 인터넷 소설을 영화로 옮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소설이 가뜩이나 경박해지고 있는 우리 영화의 소품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엽기…'나 '동갑내기…'가 아니라 '두사부일체'나 '조폭 마누라' 류의 영화가 선정성 시비에 휘말렸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공격은 다소 무리해 보인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생생한 일상과 멋진男이 제 소설의 인기비결이죠"

18세에 벌써 소설 세권을 내고 시나리오 판권 계약까지 했다고? 누구 기죽일 일 있니?

세편의 인터넷 소설로 각광 받고 있는 '귀여니'(본명 이윤세 18)는 인터넷이 배출한 10대 인기 작가다. 귀여니는 제천여고 2학년 때인 2001년 8월 다음 카페의 유머 게시판에 유머 소설을 올렸다가 뜻하지 않은 반응을 얻었다.

"평균 조회수요? 늘 7만~8만은 됐어요, 하루에 60통 넘게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바람에 밤마다 잠이 안 올 정도였죠." 다음 사이트엔 130개의 팬카페가 들어섰고 개인 홈페이지 회원은 30만명에 이르렀다. 만화 영화 출판계가 눈독을 들인 것은 당연지사. 공부를 작파했지만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인터넷에서 연재된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는 책으로 출간, 15일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도 연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6월 출간예정.

올해 2월 충북 제천여고를 졸업했다. 5월부터는 충무로의 시나리오 학원에서 드라마 극작도 배울 계획이다. 좋아하는 작가는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인정옥. 인기비결을 "또래들의 생생한 일상을 그렸다는 것. 그리고 멋있는 남자들이 등장한다는 것"으로 꼽는 그의 가장 자신 있는 장르는 코믹 소설이다. 의외로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9월에 수시 모집을 통해 대학에 진학, 극작 공부를 해볼 꿈도 키우고 있다.

이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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