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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 채권단, SK글로벌 공동관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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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 채권단, SK글로벌 공동관리 검토

입력
2003.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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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의 대규모 분식회계 파문이 금융권을 강타했다. 금융권에서는 1999년 대우그룹 몰락 당시 대우채 환매사태가 일어났듯이 SK글로벌 파문이 이와 유사한 금융 위기로 번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SK글로벌은 해외 현지법인이 자금을 조달할 때 총 20억 달러(2조4,000억원)를 지급 보증한 것으로 드러나,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이 이에 대해 조기상환을 요구할 경우 SK글로벌 사태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들은 11일 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SK그룹이나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SK글로벌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등은 공동 대책단을 구성, SK글로벌의 자산매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키로 하는 한편 구조조정촉진법(구촉법) 적용을 통한 채권단 공동관리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금융당국·채권단, 긴급 대책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채권 금융기관들이 SK글로벌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출입거래에 대해서는 현 수준의 수출입금융 지원을 유지해 계속 기업으로 존속토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글로벌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번질 우려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다른 계열사들의 재무구조가 매우 안정적이며 유망한 사업구조와 건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 등이 영업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SK측에 강도 높은 자구방안을 제출토록 요구하는 한편 SK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동요가 지속될 경우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조기에 정상화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구조조정촉진법이 적용되면, 채권단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 모든 채권행사를 유예할 수 있으며, 출자전환, 상환유예, 부채탕감 등도 가능해 진다. 반면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경영권이 박탈될 수도 있다.

금융시장 동요 SK 파문은 가뜩이나 외국인들의 이탈로 신음하던 금융시장에 또 다른 쇼크를 가져왔다. 이날 외국인들은 SK그룹 관련 주식과 회사채를 대거 투매했고 일부 외국계 은행들이 SK글로벌의 수출신용장 개설 및 결제를 거부하는 일도 벌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SK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 2조여원이 증발했다. 지주사인 SK(주)와 SK글로벌, SKC 등은 200만주가 넘는 외국인 매도로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 SK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도 12.27%나 폭락하며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신권에서는 SK 관련사 채권과 기업어음(CP)을 편입한 펀드와 초단기금융상품(MMF)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와 환매요구가 잇따랐다. 신용평가사들이 SK글로벌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포함시킨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에는 SK 계열사 회사채 매물도 쌓였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팀 브로커는 "시가평가 적용을 받는 투신과 은행 신탁 및 외국인들이 매물을 주로 내놓고 있으며 펀드내에서 SK관련 주식 및 회사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 崔회장 사재출연 밝혀

최태원 SK(주) 회장이 11일 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도에 중대 변수가 생겼다.

재계는 최 회장이 지난해 SK C&C와의 주식 매매계약을 원상태로 복원시키기로 하고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 지분을 SK C&C로 되돌려주기로 한 점을 들어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가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 회장 자신도 이날 "사재를 출연하고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계 서열 3위의 SK그룹이 당분간 선장(대주주) 없는 상태에서 항해를 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이 개인회사인 SK C&C를 통해 SK(주)를 지배하고 있는데다 최 회장을 대신할 대주주가 없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경영에 나선 최 회장 일가는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장원 SK글로벌 부사장 등이 있으나 지분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대주주지분 정보제공업체인 미디어 에퀴터블의 조사에 따르면 최 회장이 보유한 4개 상장기업의 주식 가격은 지난해 말 현재 1,721억원. 여기에 SK C&C등 비상장사까지 합치면 3,8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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