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검찰총수로 송광수 전 대구 고검장이 내정되고, 검사장급 이상 38명의 인사가 단행됨으로써 새 정부의 검찰 진용이 갖추어졌다. 서열파괴를 예고한 인사 안(案)에 대한 내부 반발과 수뇌부의 갈등으로 어수선했던 검찰사회 분위기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우선 송광수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검찰 안팎의 평이 호의적이라는 점이 다행스럽다. 송 내정자는 검찰 내부 서열이 가장 앞서고, 뚜렷한 주관과 원칙주의로 신망도 있어 조직안정과 검찰 개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검찰간부 인사는 예상보다는 보수적이라는 평이다. 서열이 빠른 선배들이 한직으로 물러나고, 후진들이 대거 요직에 등용된 것은 전례 없던 세대교체라 할 만하다. 선배가 후배 밑으로 발령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서열파괴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 출신지와 학교, 사법시험 기수 등을 골고루 안배함으로써 조직 안정을 꾀한 느낌이다. 한가지 개운치 못한 것은 거취를 정하지 못한 총장 내정자 동기생들 문제로 후속인사 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보직발령을 보고 거취를 정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법에 정해진 정년까지 남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 기회에 총장 동기생과 선배들이 용퇴하는 관행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제 닻을 올린 '송광수 검찰'호의 책무는 무겁다. 우선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검찰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일이 급선무다. 본연의 임무는 젖혀두고 인사문제 한 가지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검찰이 지금 국민의 눈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꿰뚫어 보아야 한다. 아울러 인사 때마다 있기 마련인 동요를 추슬러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시키고, 인사제도 개선 등 개혁과제 추진을 통해 달라진 검찰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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