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연체율 급증에 따라 일부 카드사의 현금 유동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 대주주의 증자 등 경영개선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또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 보유 달러를 매각하는 등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로 했다.정부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광림(金光琳)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금융정책협의회를 갖고 가계대출은 전반적으로 연착륙 기반이 마련되고 있지만, 카드사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신용불량자가 급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대주주의 증자, 무이자 할부와 같은 출혈영업의 자제 등 카드사의 영업수지 개선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카드 관련 신용불량자가 전체의 58%에 이르렀다"며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연체율 증가가 지속될 경우 한두 개 카드사는 현금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동양·다이너스티 등 부실 카드사를 인수한 현대와 롯데카드는 금명간 수백 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카드사의 자구노력으로도 현금 유동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연체율과 적자 여부 등을 기준으로 경영개선 권고 등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신금융협회가 카드사의 현금대출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늦춰달라는 건의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외환 시장을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정부 보유 달러(2월말 기준 1,240억 달러)의 시장 매각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공기업의 외채상환 연기 등 적절한 안정대책을 취하기로 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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