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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커플의 로맨스 보여줄게요"/MBC 새 수목드라마 "위풍당당 그녀" 주연 신성우·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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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커플의 로맨스 보여줄게요"/MBC 새 수목드라마 "위풍당당 그녀" 주연 신성우·배두나

입력
2003.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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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줄거리라구요? 저희 연기를 지켜 보시라니까요."12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55분에 방송되는 MBC 새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에서 쓰러져 가는 식품회사를 배경으로 아옹다옹 툭탁거리면서도 사랑을 키워 나갈 엽기 커플 신성우(35) 배두나(23). "배꼽 잡게 하다가도 금세 눈물이 펑펑 쏟아지게 하는 드라마"라고 예고했다.

두 사람은 2000년 SBS 단막극 '미스 힙합과 미스터 록'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적이 있어 같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안 순간 동시에 "또 함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띠 동갑이라 서로 '꼬맹이', '아저씨'라고 불러요. 나이 차 때문에 더욱 엽기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위풍당당 그녀'는 시골 출신에 중졸 학력으로, 용감하고 솔직한 미혼모 은희(배두나)가 무뚝뚝하고 신경질적이며 이해타산이 분명한 개인주의자 인우(신성우)를 만나 만들어 가는 알록달록한 사랑 이야기다. 여기에 동생 은희 대신 재벌가의 손녀 자리를 차지한 언니 금희(김유미)와 출생의 비밀을 쥐고 있는 자매의 첫사랑 지훈(강동원) 등이 등장해 드라마를 만들어 나간다. 콩쥐팥쥐나 신데렐라처럼 뒤바뀐 운명과 삼각관계 등 상투적 이야기가 적당히 버무려져 있는 드라마지만 두 사람은 " '에이, 또 그런 이야기?'라는 편견을 갖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MBC '위기의 남자'와 베스트 극장 '꽃'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 받은 신성우는 "처음으로 망가지는 역"이라며 "연예계 생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청자를 웃겨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기의 남자' 이후 그는 수많은 출연 제의를 받았다. 올 들어 제의를 받은 영화 시나리오만도 20편이 넘을 정도이다. 하지만 '위풍당당 그녀'에 출연하기로 한 것은 유일하고도 확실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재미있더라구요. 뻔하고 어두운 주제지만 전개 방식이 너무 독특해서 단번에 OK했어요."

주인공 인우는 '정말 재수 없는 스타일'이다. MBA 출신 유학파에 비 오는 날 우산 색깔까지 옷에 맞출 정도로 겉멋이 잔뜩 든데다 조건을 믿을 뿐 사랑을 믿지 않는 냉혈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웃긴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얼굴에 석고팩, 참숯팩을 하고 실수로 은희 아이의 똥기저귀를 깔고 앉아서도 우아한 표정을 유지해야 해요. 연기하면서 웃음을 참는 게 제일 힘들어요."

이번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큰 부담이다. "'위기의 남자' 때는 아무도 저를 연기자로 생각해 주지 않아서 오히려 편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 수준이 높아져서 몇 배로 열심히 해야할 것 같아요."

은희는 처음부터 배두나를 위한 역이었다. 김진만 PD는 "이 드라마는 배두나를 위한 맞춤 대본이다. 무조건 은희는 배두나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은희에 대해 "못 생기고, 배운 것 없고, 애까지 딸려 있지만 참 꿋꿋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은희는 혼자 아이를 낳으면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진통을 할 때는 임신한 자기를 버리고 갈비집 딸과 결혼한 남자친구를 겨냥해 '이 죽일 놈, 갈비집 가스나랑 잘 사나 두고 보자'고 고래고래 악을 쓴다. 요구르트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가면서도 "아줌마 먹지 마세요, 아저씨 가방에 넣지 마세요"라며 땅에 떨어진 요구르트를 누가 훔쳐 갈까 봐 걱정한다. 또 등에 아이를 업고 길을 가다가도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끝까지 따라갈 정도다.

가장 어려웠던 건 경상도 사투리. 드라마 초반 은희가 경상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란다는 설정 때문에 "외국어 배우는 기분으로 사투리를 공부했다"고 밝혔다. "은희는 참 닮고 싶은 인물이에요. 모든 조건이 슬프고 우울한 것 투성이지만 참 씩씩하고 밝게 풀어 나가거든요. 은희가 전해 주는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될 준비를 해 두세요."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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