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라크 시장을 잡아라.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미국과 이라크 인근 국가, 한국, 일본 등 각 국들은 수 백 억 달러에 이를 이라크 전후 복구와 관련한 특수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일본 주가가 10일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세계 대다수 국가의 경제가 흔들리는데도 요즘 쿠웨이트 주가가 연일 상승하는 것은 '이라크 특수'의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국제개발국(USAID)이 최근 이라크 전후 사회간접자본 복구 1단계로 9억 달러(1조 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신뢰할 만한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가졌다고 시사 주간 타임이 보도했다. 타임은 1단계 복구 계획은 도로 항만 다리 병원 학교 건설 등 이라크 전후 초기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석유 시설 복구 및 증산을 위한 개발 공사까지 감안하면 건설 특수는 엄청난 규모에 이른다. 중동 현지의 한국 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라크의 석유시설을 복구하는 데만 앞으로 10년간 매년 5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등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한국의 기술력과 중동에서의 시공 경험을 결합시켜 전후 이라크의 석유화학 발전 송배전 담수화 항만 공사를 따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했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가구 농기계 등 소비재 공급도 각국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또 이라크전이 끝나면 수 만 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군납 특수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주둔한 외국 군인이 15만 명에 이르는 쿠웨이트는 이미 식수 식품 등 생필품은 말할 것도 없고 텐트 트럭 컴퓨터 에어컨 등의 판매가 전년 동기에 대비해 30∼40% 증가한 것은 전후 이라크 군납 시장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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