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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연예인 집 공개

입력
200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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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장 가서 재료 사다가 미리 손질해 놓았어요. 스파게티는 너무 간단해서 1시간 30분만 투자하면 차릴 수 있어요. 요리를 겁내지 마세요."(요리 솜씨를 자랑하며 방송인 A씨)"소품들은 석 달 동안 발품을 팔아, 하나하나 골랐어요. 큰 공사는 안 했고, 방마다 컨셉을 잡아 특징 있게 꾸미려고 노력했어요."(이사 후 집을 공개한 모델 출신 방송인 B씨)

연예인의 집 공개, 요리솜씨 자랑은 TV 연예프로의 단골 메뉴. '짠∼ 우리집을 공개합니다' 라며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공주 풍 침실에, 반짝반짝 광이 나는 욕실, 운동장처럼 넓은 주방에 으리으리한 그릇 세트를 쭉 늘어 놓는다. 그리고는 "이 요리는 아주 간편하고 쉬워요" 라며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띄고 신기한 요리기구를 들들 돌리고 있는 여자 연예인이 비춰지는 순간 진행자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너무 예쁘네요. 행복하시겠어요. 촬영하느라 바쁘실 텐데 집은 언제 이렇게 예쁘게 꾸미셨어요."

하지만 실상은? 이 아름다운 장면은 수 많은 스타일리스트와 협찬사가 매달려 만들어낸 합작품인 경우가 대부분. 연예인이 할 일은 앞치마 하나 두르고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 연예인은 방송을 대가로 협찬사를 통해 가구와 무료 리모델링, 인테리어 서비스에 식기 조리기구 등 각종 살림까지도 장만할 수 있는 데다 집안일도 잘 하는 똑똑한 주부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얼마 전 결혼한 연예인 K씨는 '신혼집 공개'로 한 몫 크게 잡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예쁜 집, 구석구석 안 주인의 손이 갔을 법한 예쁜 소품들은 "얼굴만 예쁜 줄 알았더니 센스도 있네"라는 반응을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한 방송국 관계자는 "외제 냉장고, 세탁기, 가구 등 신혼집 공개의 조건으로 얼마나 많은 가전제품과 가구를 요청하던지 협찬 구하느라 정말 애 먹었다"고 하소연했다.

요리 잘 하기로 소문난 방송인 K씨 경우,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집안 살림과 냉장고에 가득 차 있는 음식들의 비결은 십 수년 간 집안 일을 돌봐 주고 있는 가정부 할머니 덕분이다. 가끔은 연예인 집 공개가'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다른 장소를 섭외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연예인도 있다. 잉꼬 부부로 소문난 탤런트 H씨는 협찬을 구해 집 공개 프로그램을 하자는 요청에도 "수수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싶다"며 협찬을 일체 거절했으며, 얼마 전 한 여성잡지에 기사를 내는 조건으로 대가로 집을 리모델링 하면서도 "비용은 내가 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혹 TV에서 만들어낸 연예인의 슈퍼우먼 이미지에 현혹돼 "저 봐라. 쟤는 얼굴도 예쁘고, TV 나와 돈도 잘 벌고, 살림도 잘 하지 않느냐. 너는 뭐냐?"며 아내를 타박하는 남성들 있다면, 참고하시길!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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