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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 뛴 42.195㎞ / 두다리 없는 美철인 7일만에 마라톤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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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 뛴 42.195㎞ / 두다리 없는 美철인 7일만에 마라톤 완주

입력
200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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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나의 다리는 가져갔지만 팔은 남겨 두었다. 이것은 팔로도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는 신의 메시지다."양팔만으로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73시간45분(7일 5시간45분)만에 완주한 초로의 사내가 미 전역에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단 1m도 내딛기 힘든 몸뚱이를 부여안고 고통의 레이스를 마친 주인공은 밥 윌랜드(57·미국). 제18회 LA마라톤 일정보다 하루 앞선 1일(한국시간) 윌랜드는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참가번호 5,888번을 가슴에 단 채 출발선 위에 섰다. 그리고 일주일을 훌쩍 넘긴 8일 오후 5시45분, 마침내 풀코스의 대장정을 마쳤다. 윌랜드의 LA마라톤 완주는 이번이 세번째.

100여명의 친구와 가족의 뜨거운 박수 속에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오른팔을 하늘로 쭉 뻗으며 "신의 축복과 보살핌이 있었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힌 뒤 레이스 도중 시민들이 보내준 격려에 감사를 표했다. 하루평균 6㎞의 역주, 동행한 버스안에서 하루 2시간 남짓 눈을 붙이는 것으로 수면을 해결한 윌랜드는 완주 메달과 함께 친구들로부터 '미국에서 가장 용감한 스포츠맨'이라고 쓰인 트로피를 받았다.

윌랜드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23세때인 1969년 6월. 베트남전에 위생병으로 참전한 그는 전투에서 동료들을 구하려다 박격포탄에 두 다리를 잃었다. 제대 후 실의에 빠져있던 윌랜드는 암세포 때문에 한쪽 다리를 절단한 채 캐나다 전역을 마라톤 횡단하는 테리 폭스를 만나게 된다. 폭스의 레이스에 감동을 받은 윌랜드는 마라톤에 입문하게 됐고 불가능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윌랜드의 '인간승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그는 82년부터 86년사이 3년8개월 6일간의 대장정 끝에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DC까지 미 대륙을 횡단한바 있으며 뉴욕마라톤을 2번 완주하기도 했다. 특히 하와이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에도 참가한 베테랑으로 이번 LA투혼은 마라톤 5번째 완주인 셈이다. 한편 미국의 대중지인 피플 최근호는 윌랜드를 지난 20년동안 가장 위대한 미국인 6명중에 한명으로 선정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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