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는 전국 150여 중대형 서점의 판매량을 매주 집계하는 '북새통'의 종합 순위에서 4위에 올라 있다. 출간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아 지금까지 30만 부 이상이 팔렸고, 일본 중국 대만에서도 출판 교섭이 들어오고 있다. 1월 초 등장한 '포엠툰'은 중앙 일간지에 광고 한 번 내지 않았는데도 북새통 집계로 비소설 부문 6위에 올라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주고객인 씨티문고의 서울 강남·돈암·이대점 합산(TV 독서프로그램 '! 느낌표' 선정 도서 제외)에서 '파페포포…'는 올 들어 줄곧 종합 1위, '포엠툰'은 지난 주 종합 3위를 차지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이 두 권의 책은 사랑과 삶에 대한 단상을 예쁜 그림에 짧은 글을 덧붙여 엮은 것이다. 작가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잔잔한 이야기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0대 후반·20대 여성 독자의 감수성을 겨냥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30대 여성들도 많이 찾고 있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있어 '파페포포…'는 아예 선물용 세트를 따로 내 놓았다.
인터넷에 연재된 만화가 책으로 나왔다는 점도 같다. '파페포포…'는 인터넷 포털 다음의 창작만화 카페(http://cafe.daum.net/papepopo)에서 '졸라맨'과 더불어 1, 2위를 다투고 있다. '포엠툰' 의 웹사이트 뻔쩜넷(www.bburn.net)에서 만난 네티즌들은 팬클럽 '뻔 카페'까지 만들었는데, 회원이 5,500여 명이나 된다. 인터넷에서 널리 확보한 고정 팬과 출간 후의 입소문 확산이 이 두 권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셈이다.
애들이나 보는 것으로 여기던 만화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2종이나 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파페포포…'의 출판사는 "만화 같지 않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 만화를 에세이처럼 꾸며 고급스럽게 편집함으로써, 가볍게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찾던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줬다는 것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미화 실장은 "만화는 영상 매체와 함께 성장한 디지털 세대의 감성에 잘 맞는 장르"라며 "만화와 에세이를 결합한 퓨전형 만화 출판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인터넷 만화, 퓨전 만화는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만화 출판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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