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이 초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후순위채는 발행 회사가 망할 경우 채무변제 순위가 일반채권보다 뒤지는 대신 금리가 다소 높은 채권. 특히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는 증권사를 통해 판매하는 일반 후순위채와는 달리 은행창구에서 직접 살 수 있어 편리하다. 후순위채는 변제순위에서 밀리는 위험에도 불구, 일반 정기예금보다 2∼3%포인트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어 지난해 10월 16일 출시된 외환은행 후순위채의 경우 불과 3일만에 매진됐다.
현재 판매 중인 후순위채는 10일 2,500억원 규모로 출시된 외환은행 후순위채. 만기는 5년 9개월로 연 5.8%의 확정금리를 보장한다. '3개월단위 이자지급식'과 '3개월 복리 만기 이자지급식' 등 2가지가 있는데 최저 가입금액은 각각 1,000만원과 100만원이다. 채권 발행일은 28일.
예를 들어 1억원을 3개월 단위 이자지급식에 예치하면 이자소득세를 빼고 매 3개월마다 121만750원의 이자 소득을 얻을 수 있다. 3개월 복리식에 투자하면 5년 9개월 후 세금을 뺀 3,278만원의 이자를 받는다. 따라서 3개월 단위 이자지급식은 이자수입으로 생활하는 경우에, 3개월 복리식은 목돈 마련을 원하는 경우에 유리하다.
이밖에 조흥은행도 3월 중, 늦어도 상반기 안에 1,500억원의 후순위채를 판매할 예정이며 신한은행도 3월 중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높은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다른 채권(부채로 인정)과 달리 발행금액 100%가 순자기자본으로 인정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위해 국외에서 외화 후순위채권 발행을 추진하던 은행들이 이라크전쟁 위기, 북핵 문제 등으로 시장상황이 나빠지자 국내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팀장은 "바닥금리 시대에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후순위채권이 재테크 수단으로 유리하다"며 "그러나 중도 환매가 어려운 만큼 여윳돈을 가지고 발행회사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따져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