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서열 2위인 리펑(李鵬·74)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10일 제9기 전인대 공작보고를 끝으로 공직에서 사임했다.그는 이날 2,9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속개된 제10기 전인대 마지막 공작보고에서 인민들의 이해를 더 잘 대변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공산당은 떠맡아야 책임이 아직도 많다는 '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전인대와 상무위원회는 당의 지도력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리는 당의 공작들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중국 '태자당(太子黨)'의 대표주자로 고속승진을 거듭한 그는 1989년 '텐안먼(天安門) 사태'에서 자요쯔양(趙紫陽) 총서기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덩샤오핑(鄧小平)에게 강경 진압을 건의한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그는 '텐안먼의 학살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고 '영원한 2인자'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그는 이번에 함께 퇴진하는 주룽지(朱鎔基)총리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씁쓸한 퇴장이라는 뒷말을 들어야 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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