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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배구協 파행, 배구인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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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배구協 파행, 배구인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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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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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55·한양대 체육대학장) 대한배구협회 부회장겸 전무이사의 전격사퇴에 따라 사퇴배경과 협회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0년 여 배구협회의 실무를 주관한 조 부회장은 최근 학교 체육위원장까지 맡게 되면서 더 이상 학교와 협회 일을 병행할 수 없다며 6일 사퇴했다. 하지만 사퇴에는 지지부진한 프로화 추진, 이경수 파동, 재야세력 반발 등 배구계 난맥상이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경수 해법 마련에 실패한 강동석 회장(한전사장)의 마음이 떠난 데다 슈퍼리그 결승에서 사퇴촉구 플래카드가 나붙는 등 분열양상은 조 부회장의 사퇴를 앞당기게 했다.

그러나 난맥상을 풀어갈 후임자 조차 오리무중인 상태가 계속돼 배구계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12일 협회 이사회에서 선출될 전무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송만기(53) 경기이사와 김건태(48) 심판이사, 엄한주(46) 국제이사 등 3인. 하지만 송·김이사는 전무직이 능력 밖이라며 고사하고 있고, 엄 이사 역시 성균관대 체육실장을 맡게 돼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거론되는 인사들도 괜히 나섰다가 오물만 뒤집어쓰는 것 아니냐며 눈치만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흘러가자 배구인들 사이에서는 실업연맹이 주축이 돼 프로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또 규정을 고쳐 행정가를 전무로 영입해 재도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는 소수의견에 불과할 뿐 대다수 배구인들은 추이를 관망하자는 입장이다. 평소 배구를 살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배구인들이 정작 시련에 봉착하자 하나 같이 뒤로 숨는 모습은 꼴불견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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