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대철
눈벼랑 밑에서 새소리 들린다, 토왕폭으로 가던 사람들도 새소리에 귀기울인다, 숨쉬려고? 사람 사이로 새가 드나든다, 내려앉을 듯 사람 사이를 빠져 나갔다가 손 가까이 내려앉는다, 사람이 모인다
소근소근
눈 위를 걸어가다
빙긋 웃는 새,
모두들 일행처럼 둘러선다, 언 사람과 햇살과 생강 나무와 상처받은 사람과 찬 바람 옆옆 봄사람이 번갈아 마주본다, 빙긋 웃는다, 새 날아가자 사람과 사물 사이 사라지고 온기 가시지 않은 그 자리에 둘레만 남는다, 빙긋 빙긋 웃는 모습 같은
●시인의 말
토왕폭에서 내려오다 새를 만난 사람들이 새가 날아간 뒤에도 새와 무슨 말을 주고받았다. 내가 보기엔 빙긋 빙긋 웃는 것 같았지만.
● 약력
1945년 충남 홍성 출생 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국민대 국문과 교수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 등 백석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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