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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NOW/ "극우사이트" 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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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NOW/ "극우사이트" 우후죽순

입력
2003.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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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 제6땅굴이 있다." "경의선은 북한의 남침 통로다."냉전적 사고를 기반으로 다소 황당해 보이기까지 하는 주장을 펼치는 극우주의 사이트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오마이뉴스 등 진보적 성향의 인터넷 매체 게시판에도 지난해 대선과 촛불시위를 기점으로 이러한 주장을 담은 반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파격적인 발언에 동조해 오프라인 모임까지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이트의 '주적'은 김정일 위원장,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다. 이들에게 젊은 네티즌들은 "대부분 돈 없어도 힘써 일할 생각은 안 하고 매일같이 인터넷만 들여다보며 음란사이트만 찾는" 한심한 족속들로 묘사된다. 광주항쟁은 "간첩의 사전 공작에 의한 폭동"이며 진압군은 "남한의 공산화를 막은 영웅들"이다.

이들은 아직 인터넷 상에서는 소수 의견인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원색적인 주장을 펼친다. 비슷한 성향의 모 인터넷 매체의 게시판에는 "미국과 한국이 함께 북한을 쳐들어가지 못한다면 미국 단독으로라도 공격해야 한다. 그럼 우리는 미국 군대에 민병대로라도 참여할 것이다"라는 호전적인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이런 사이트들 중의 상당수는 아마추어가 아닌 박사급 이상의 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한 사이트에서 '경의선은 남침통로다'라고 주장하는 이는 육군 대령 출신의 시스템 공학 박사다. 또 숨겨진 제 6땅굴이 있다고 말하는 이 역시 해병대 대령 출신의 행정학 박사다. 이들은 땅굴로 의심되는 지역에 수십 미터의 구멍을 파서 주민들에게 재산상 피해를 주기도 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물론 정기적인 토론으로 논리를 가다듬는 사이트도 없지는 않다. '보수주의자들을 위한 유일한 커뮤니티'라고 소개하고 있는 사이트에서는 "현명한 소수가 나라를 살리는 빛이며 소금"이라며 다수결의 원칙에 함몰돼 자칫 중우정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하며 창조적 소수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북한과 미국 또는 한국과 미국의 대립을 문명과 반문명의 대립으로 볼 수 있는가"와 같은 토론 주제를 제안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의식 있는 소수'의 소신에서 나온 용기인지 아니면 낡은 냉전 이데올로기에 기댄 시대착오적 발상인지는 네티즌들이 판단할 몫일 것이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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