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생인데요, 평일에 학교에서 오면 10분도 되지 않아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도 놀지 않고 게임만 합니다. 이제는 컴퓨터를 잊고 공부만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입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에 올라온 14세 남학생의 사연이다. 이처럼 인터넷, 특히 온라인게임에 빠져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청소년이 크게 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초중고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중독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약 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중독의 진단과 치료 방법을 소개한다.
인터넷중독, 'K척도'로 진단
우선 중독 정도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정통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서울대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지난달 중순부터 보급하기 시작한 '한국형 인터넷중독 자가진단척도 프로그램'(K척도·위표)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K척도는 모두 40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청소년들은 이 척도의 채점결과에 따라 자신을 고위험사용자군, 잠재적위험사용자군, 일반사용자군 중의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아래표 참조). 만약 고위험사용자군으로 진단결과가 나왔다면 이는 인터넷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받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과 지속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한편, 잠재적위험사용자군은 경미한 수준의 생활 장애나 학습 장애를 나타내기 때문에 학교 등 관련기관에서 계획적인 인터넷 사용에 대한 지도를 받으면 된다.
치료는 이렇게
진단 결과 자녀에게 인터넷중독 증세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치료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용시간을 줄이기 위해 컴퓨터를 치워버리거나 막무가내로 인터넷 이용시간을 줄이는 것은 반발심만 불러일으킬 뿐 효과가 없다. 우선 자녀 방에 있는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고, 가급적이면 자녀가 혼자 무료하게 있지 않도록 배려한다. 대화 단절을 피하기 위해 자녀들이 제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터넷 세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정보를 입수해 대화의 주제를 맞출 필요도 있다.
이렇게 자녀와의 대화 시간을 늘리면서 컴퓨터 사용시간에 대한 규칙들을 세워 나간다.
특히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이는 대신 인터넷보다 재미있는 일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가족이 함께 운동을 하거나 공연을 보러 가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라면 목표와 보상을 적어두는 '계약달력'을 만드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평일 하루 인터넷을 1시간30분만 사용하겠다'라는 목표를 설정했다면, 이를 지켰을 때 스티커 하나를 붙이고 이 스티커가 1주일에 3개 이상이라면 놀이동산에 간다든가 하는 식으로 보상해 주는 것이다.
만약 증세가 심각하다면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에서 전문가에게 직접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상담 절차는 인터넷(www.cyadic.or.kr)이나 전화((02)3660-2580)로 예약한 후 직접 방문해 진단을 받고, 다시 올 날짜를 정해 상담을 받으면 된다. 비용은 전액 무료이며,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도 상담할 수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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