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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폭로문서가 사실 아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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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폭로문서가 사실 아니라니

입력
2003.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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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작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폭로한 '국정원 도청 내부문서'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그것도 폭로자인 김영일 사무총장이 잘못을 자인했다니 기가 막힌다. 권력을 놓고 벌이는 선거전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터무니없이 국가기관의 활동을 왜곡해서 발표했다니 한나라당 지도부의 정치적 양식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한나라당이 지금에 이르러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공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른다. 과연 김 총장의 고해가 한나라당 지도부가 윤리적 책임을 느낀 반성의 결과인지, 아니면 수사당국의 진상조사 결과에 앞서 파문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고육지책인지 묻고 싶다. 다만 한나라당 스스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앞으로 무작정 폭로라는 이름의 비양심적인 정치행위가 자제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한나라당이 보다 명백하게 폭로사건의 잘못된 과정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이왕 잘못을 인정하려면 떳떳한 모습이 국민에게 보다 설득력을 갖게 되고, 한나라당 자신을 위해서도 심기일전의 계기가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김 총장이 밝힌 폭로의 과정을 보면서 공당이 국가 안보의 최고기밀을 다루는 국정원의 한 피라미 같은 직원에게 놀아난 사실에 경악하게 된다. 이 책임은 그동안 국정원을 이런 식으로 운영해 온 역대정권에게 있다. 그간 국정원이 정치현장에서 온갖 부정적인 역할을 해 온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참여정부의 국정원 운영 개선 다짐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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