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역사로' '문화로' 먹는 외국요리 축제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중국 황제의 만찬을 재현한 '중국 황실 연회'와 이탈리아 남부 섬 지방의 음식들, 와인의 주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와인향이 그대로 서울 도심으로 옮겨진다. 주말 가족들과 함께 색다른 맛을 느껴보자.
중국 요리의 신천지
'중국 황제들이 먹던 최고급 요리를 만끽하세요.'
중국은 청나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요리문화의 부흥기를 맞는다. 중국요리의 진수랄 수 있는 '만한전석'은 당대의 화려함과 호사스러움의 극치. 지방의 호족들이나 관리들이 황제에게 예의로써 각 지방 최고의 특산품들을 진상하였고 요리사들은 이를 최고의 요리로 만들어냈다.
서태후가 나들이할 때는 요리사를 100여명이나 대동하기도 했고 100여종의 음식을 준비해 이틀에 걸쳐 먹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청 왕조 멸망 후 궁중 요리사들은 궁중 밖에 식당을 개업, 황실요리를 선보였으나 이 요리법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이는 많지않았다고 한다.
서울힐튼호텔 중식당 타이판은 중국 황실의 만찬장을 옮겨놓은 듯한 '중국황실연회'를 7일 마련한다. 중국의 여러 지방 요리 중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는 쓰촨요리를 주제로 훈제복어, 금사오룡, 산 바닷가재와 콩소스, 통마늘 전복찜, 부추계란 전병 등 중국 최고요리 10여가지를 엄선했다.
사전에 예약한 고객 100여명이 저녁 7시부터 홀에서 30분간 리셉션을 가진 후 2시간 동안 중국 전통주와 함께 만찬을 즐기게 된다. 이번이 7회째인 이 행사는 해마다 3월과 11월 두번만 열린다. 유용운 지배인은 "VIP 행사에는 대부분 서양음식이나 한식이 뷔페식으로 소개되는데 중식도 사교 모임이나 미식가 모임의 메뉴로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디니아와 시칠리아 특선요리
지중해 한가운데 나폴레옹이 태어난 코르시카섬 바로 아래편에 위치한 사디니아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와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휴가차 이 섬을 즐겨 찾을 정도. 하지만 정작 이 곳 사람들은 해안선을 따라 거의 집을 짓지 않는다. 수천년 동안 바다를 통해 수많은 침략을 당해왔기 때문이다.
쉐라톤워커힐호텔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델비노는 3월 한달간 사디니아 특선요리를 선보인다. 이 지역 출신 요리사 마오로 지오바니가 기획한 사디니아식 해산물 샐러드와 성게알을 곁들인 스파케티, 마늘향의 화이트와인 소스와 농어구이, 로즈마리와 꿀소스를 곁들인 페코리노 치즈 라비올리 튀김 등의 코스 메뉴. 하영철 조리장은 "염소가 많아 염소젖으로만든 이 지역 특산물인 페코리노치즈의 강한 향과 풍부한 해산물 요리가 특색"이라고 소개했다.
사디니아 바로 아래 위치한 섬 시칠리아 역시 전통적으로 음식문화가 발달한 곳. 비옥한 토양에서 수확한 포도와 올리브, 오렌지 등 과일과 채소,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의 노천 카페식 캐쥬얼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페에스프레소'는 16일까지 시칠리안 음식들을 선보인다. 프랑코 나폴리타노 조리장이 엄선한 콩을 이용한 수프와 피망소스로곁들인 도미구이, 참치 소스를 곁들인 송아지구이 등 시칠리아의 정취가 배어있는 음식들을 장만했다.
보르도 와인과 프랑스 요리
빼삭 레오냥 등 보르도 지방의 5개 마을 샤토 오너들이 와인과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8, 9일 신라호텔 프랑스 식당 라콘티넨탈에서 저녁시간에 '갈라디너' 코너를 마련, 트러플 플랑, 거위간 테린 등 정통 프랑스 요리와 보르도 와인을 소개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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