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라종일, 北비밀접촉 논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라종일, 北비밀접촉 논란

입력
2003.03.06 00:00
0 0

라종일(羅鍾一) 청와대 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0일 영국대사의 신분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인사를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즉각 대북 뒷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섰다.라 보좌관은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측 인사를 접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전금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나거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타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라 보좌관은 "지금은 한미 정상회담이 먼저 나와야지 남북 정상회담 얘기가 먼저 나올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노 대통령의 사전지시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더 밝힐 수 없으니 덮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은 이와 관련, "당시는 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전이었고, 노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게 내 판단"이라면서 "라 보좌관이 개인적으로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라 보좌관은 새 정부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지난달 10일 윤영관(尹永寬) 당시 인수위 통일외교안보 분과 간사, 17일에는 노 대통령을 각각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핵 사태 해결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노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측이 노 대통령 지시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 배경이 의혹을 부르고 있다. 또 대북 접촉의 진상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라 보좌관과 청와대측의 태도에 대해선 '새 정부가 노 대통령이 강조해온 대북 정책에서의 투명성 원칙을 깨고 다시 비밀 협상에 의존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측 주장대로 라 보좌관이 개인적으로 북한 인사를 만난 것이라면 요직에 등용되기 위해 '독자적 프로젝트'를 진행시킨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반면 라 보좌관이 새 정부의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대북 비밀지원 사건 등과 관련된 DJ정부의 일을 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중앙일보는 '라 보좌관이 북측 인사를 만나 5월로 예상되는 노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다면 새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측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요지의 설명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새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대통령 취임 전부터 북측과 접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해 대대적 대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는 보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대북 비밀지원이 국민의 저항을 받고 있는데 새 정부마저 비밀접촉을 시도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