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베리오 글·그림, 최순희 옮김 느림보 발행·7,500원페트로스키는 자기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모르는 뜨내기 앵무새. 어린 시절 사람들 손에서 탈출한 페트로스키는 우연히 오페라극장 안으로 날아들었다가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 반해 열심히 흉내를 내다가 오페라 감독의 눈에 띄어 가수로 데뷔한다.
하루 아침에 유명 가수가 되어 전세계를 누비던 페트로스키는 공연하러 브라질에 갔다가 열대 우림을 처음 보고, 거기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향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사람들의 개발 욕심에 정글이 만신창이가 되고, 동물들이 슬피 우는 것을 보고 페트로스키는 정글 살리기에 나선다. 페트로스키는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하고 숲을 구했을까.
'위대한 앵무새'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사는 아름다운 삶을 일깨우는 동화다. 자연의 위대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물 흐르듯 일러준다. 페트로스키와 앵무새 합창단이 히말라야를 찾아갔을 때 고승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그 핵심이 들어있다.
"앵무새들이 사람 못지않게 아름다운 노래를 한다는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염소들도 노래를 하고, 곰과 늑대와 영양과 코끼리도 노래를 하고, 거미와 딱정벌레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들은 죄다 노래를 합니다. 숨을 쉰다는 건 바로 노래를 하는 것이니까요. 태어나 첫 숨을 쉬면서부터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우리는 생명에 대한 감사를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작가 지나 베리오(1926∼1999)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진지하고 익살맞은 이 멋진 동화를 백조의 노래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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