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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들여다 보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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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들여다 보지 마시오!\\'

입력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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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할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이야기. CD플레이어가 보편화되기 얼마 전의 일이다. 어떤 사람이, 대체로 기계에 관심은 많지만 막상 고장났을 때 대책은 교환이 최선인 나 같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이지 싶다, 어떻게 CD 플레이어가 작동이 되는지 몹시 궁금했다. 그는 '임의로 분해하면 무상수리를 받지 못할 수 있음'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 뒤판의 나사를 대범하게 풀어버렸다. 그러나 LP 플레이어의 내부보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회로와 거기에 붙어 있는 납땜 정도로 그의 호기심은 채워지지 않았다.그는 핵심부로 짐작되는 곳에 손을 댔고 거기서 레이저빔이 뿜어나오는 광원을 발견했다. 광원 옆에는 뭔가 깨알 같은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방안의 조명으로는 도저히 판독할 수가 없었다. 그는 플레이어에 전원을 넣고 레이저 광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의지해 돋보기를 갖다 대고 그 글자를 겨우 판독해냈다. "들여다 보지 마시오. 레이저 불빛에 직접 눈을 대면 실명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면 보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아니 제법 많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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