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용퇴를 거부해 온 한부환 법무연수원장 등 검찰내 사시 12회 인사들이 6일 중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난항을 겪어온 검찰 인사에 다소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13회 검사장들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 아직 법무부가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한 원장과 이종찬 서울고검장, 김승규 부산고검장 등 김각영 검찰총장의 동기 3명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동기들간 의사가 통일되지 않아 조율중"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날 밤 동시 사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12회의 사퇴가 전제되지 않으면 10일 이전 검사장 인사가 어려울 것 같다"며 고심했던 법무부 관계자들은 한시름 놓은 듯한 표정을 보였다. 문제는 사시 13회. 강금실 법무장관은 12회와 함께 13회 검사장 6명중 절반 이상 물러나야 인적 쇄신의 틀이 갖춰진다고 보고 있으나 대부분이 고검장 전보 및 승진을 기대하고 있어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대검의 한 검사장도 "지금 물러나면 개혁 대상임을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며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거 이런 경우에 부닥치게 되면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이 대상자를 만나 자진사퇴를 설득하기도 했지만 판사 출신인데다가 사시 후배인 강 장관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김 총장도 후배들에게 사퇴를 권할 입장이 못된다. 결국 인사에서 누락시켜 어쩔 수 없이 옷을 벗게 하는 방법이 유일한데, 이럴 경우 당사자들의 반발과 조직 동요가 불 보듯 뻔하다.
인사가 진통을 겪자 갖가지 소문이 양산되는 등 검찰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법무차관에 내정된 정상명(사시 17회) 기획관리실장은 자신이 정권의 의중을 반영, 인사안을 짜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자 "누가 그런 말을 하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불쾌해 했다. 몇몇 인사들에 대한 내정설과 탈락설도 돌고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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