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룬 멥스 글·양정아 그림 시공주니어 발행·6,500원"…그러니까 이제 나는 산책하러 갈 거예요."
엄마한테 야단 맞은 안디는 화가 나서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간다. 엄마도 소리를 지른다. "갈 테면 가 봐! 가다가 곰이나 만나라."
"곰이 어딨어? 알프스 산 속도 아닌데."
씩씩거리며 무작정 숲으로 들어선 안디. 그런데, 겁이 더럭 난다. 정말 곰이 나타나면 어떡하지? 안디는 길을 잃고 헤맨다. 물 웅덩이에 빠져 몸은 오들오들 떨리지, 배는 고프지, 해는 떨어져서 사방은 캄캄하지, 정말 큰일 났다.
독일 작가 구두룬 멥스의 '갈 테면 가 봐!'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법한 일들을 어린이 입장에서 유쾌하게 풀어낸 4편의 짧은 이야기 모음이다. 공통 주제는 '어른들은 너무해' 라는 것. 엄마는 별 것도 아닌 걸 갖고 야단치고('갈 테면 가 봐!'), 동생만 예뻐하고('낙타는 왜 모자를 삼켰을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데 꼬마 노릇만 하라고 하고('미스 슈미트'), 아빠는 일요일에 놀아주지도 않고 신문만 본다('엄마를 위한 펭귄').
보통 아이들의 지극히 평범한 에피소드를 작가는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유머러스하게 들려준다. 아이들 마음을 환하게 읽고 생생하게 전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꼬마들은 눈을 반짝이며 기뻐할 것이다. "엄마, 바로 제 이야기에요"라고. 어른들은 무릎을 탁 치며 웃을 것이다. "맞아, 나도 어릴 때 그랬지." 라고.
구두룬 멥스는 인기 작가다. '나는 너랑 함께 있어서 좋을 때가 더 많아' '작별 인사' '뽀뽀쟁이 프리더' '할머니, 나랑 친구해요!'가 국내에 소개돼 널리 사랑받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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