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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용지물 도암댐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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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용지물 도암댐 방치할 건가

입력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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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가 사는 동강 상류의 물 색깔이 누렇게 변한 사진(3일자 한국일보 7면) 한 장이 한강 상류의 오염실태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남한강 발원지의 하나인 대관령과 발왕산 일대의 계곡물을 가둔 강원도 평창군 도암댐이 심하게 오염된 물을 쏟아 붓기 때문이라 한다.대관령· 발왕산 일대 하천유역에는 대규모 목장과 고랭지 채소 생산지가 많아 가축 분뇨와 농약·비료 등에 의한 수질오염이 심하다. 그런 곳에 별로 쓸모없는 댐을 만들어 해마다 강릉·정선·영월 등 유역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태풍 루사가 몰아쳤을 때 정선지역이 유례 없는 수해를 당한 것도 이 댐이 일시에 수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장마 때마다 댐을 비운다고 오염된 물을 방류해 유역 식수원과 동강의 오염을 가중시키고, 동해안 연안 양식어업 등에도 큰 피해를 입혀 왔다.

이 댐은 1980년대 후반 공사 당시부터 효용성 논쟁이 있었던 어거지 건설사업이었다. 인구밀도가 희박한 해발 800m 고지대에 저수용량 5천만톤급의 댐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론은 개발 우선론자들에 의해 묵살되었다. 그래서 "중동에서 철수한 건설장비와 인력활용을 위한 사업"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정부는 수력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2001년 강릉쪽 도수터널을 이용한 방류를 중단함으로써 발전기능이 없어져, 댐은 완전한 무용지물이 되었다.

이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이 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중지를 모을 때가 되었다. 주민 피해를 의식해 수문을 열지 않으려니 댐이 넘치고, 열면 사방에서 아우성이다. 더욱이 호수 밑바닥에 겹겹이 쌓인 가축분뇨 침전물 처리가 더 큰 문제다. 정부는 건설정책의 오류를 솔직히 인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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