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 업체인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두루넷을 자회사로 거느린 삼보컴퓨터였다. 두루넷을 인수해 초고속 인터넷시장 확대를 추진하던 데이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초고속 인터넷망 경쟁 업체인 하나로통신과 KT의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4일 거래소시장에서 삼보컴퓨터는 하한가에 가까운 14.42%나 폭락했다. PC경기 부진으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데 이어 자회사의 법정관리라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삼보컴퓨터는 두루넷에 583억여원을 출자, 14.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두루넷의 운명보다는 삼보컴퓨터의 미래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보컴퓨터의 수익구조 개선 및 신뢰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면서 투자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우리증권 김익상 연구원은 "새 학기 개학과 함께 계절적인 PC 수요회복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PC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올 4분기 PC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삼보컴퓨터는 대부분의 PC를 휴렛팩커드(HP)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두루넷 등 부실 자회사 투자금을 모두 손실처리하면서 지난해 4,9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며 "결국 열매 맺지 못할 초고속 인터넷 사업 진출 시도 및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투자가 수익 악화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원증권은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두루넷의 가입자가 이탈, KT와 하나로통신의 신규가입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두루넷 가입자 대부분이 케이블모뎀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동일 방식의 서비스 업체인 하나로통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됐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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