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루어진다?! 형부와 처제의 사랑이란 파격적인 소재를 다뤄 방송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MBC 수목드라마 '눈사람'이 종영을 앞두고 또 다시 논쟁의 가운데 섰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게 알려지며 '패륜인가, 지고지순한 사랑인가'를 두고 네티즌간 논란이 뜨겁다.6일 종영을 앞두고 제작진이 공개한 결말은 이렇다. 필승(조재현)은 연욱(공효진)에 대해 사랑을 느끼는 자신을 자책하고, 연욱은 그런 형부의 모습을 보며 괴로워하다 사직서를 내고 잠적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연정이 묻힌 납골당을 찾아 서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용서를 빈다. 필승은 연욱, 준영을 데리고 새로 발령 받은 강원도 산골로 떠나고, 성준은 필승에게 "연욱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필승과 연욱의 결혼은 합법적일까? 현행 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민법 809조 2항에 '8촌 이내의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돼있기 때문. 인척의 촌수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형부와 처제의 결혼이 가능했지만 1991년 민법이 개정되면서 배우자의 혈족에 대해 배우자와 똑같이 촌수를 따진다는 규정이 신설돼 사정이 달라졌다. 즉 언니와 동생이 2촌이듯이 형부와 처제도 2촌 사이가 돼 혼인할 수 없게 됐다. 제작진이 두 사람이 그냥 함께 사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것도 이런 현실적인 제약 때문이다.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글 중에는 비난하는 쪽이 많다. "언니와 한 이불 덮고 자던 형부, 이제는 그 동생과 한 이불 속에서… 나중에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토할 것 같다. 패륜 드라마다."(ID YOUNG233) "밝고 상식적인 얘기를 기대했는데 가차없이 짓밟혔다."(CHEK)
옹호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고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이해하긴 힘들지만 그들의 소중한 삶을 그냥 보아줄 수 있어야 아름답고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GSH0512) "사실 처음에는 거부감을 가졌지만 웬걸, 보면서 (그들의 사랑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그렇다면 형사취수(兄死取嫂)의 관습을 가진 부족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의 무리인가?"(EPO04)
제작진은 거센 비난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어느 정도 각오했다"는 반응이다. 조연출을 맡은 박재범 PD는 "실제로 그렇게 사는 커플들도 있다"면서 "민법 개정 전에는 이들의 혼인이 법적으로도 용인됐고, 이들의 사랑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패륜이라고 말하는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굳이 이해해 달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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