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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보감]<1>숙종과 장희빈의 흑색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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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보감]<1>숙종과 장희빈의 흑색식품

입력
200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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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과 시대의 사랑을 나눈 숙종, 몽고제국의 영웅 쿠빌라이 칸, 동양 최고의 미인으로 꼽히는 양귀비 등은 무엇을 즐겨 먹었을까.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이 연재하는 '황실보감'에서 역대 제왕과 미녀의 건강비법, 미용비법을 알아본다.

일개 궁녀에서 국모로 등극한 장희빈과 숙종의 사랑에 대해 야사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불과 같아 한 겨울 밤에도 열기를 식혀줄 부채가 필요했다"고 전한다. 숙종은 6명의 부인에게서 3남6녀를 둘 만큼 정열적인 인물. 숙종실록에 의하면 문신 지평 최계옹(崔啓翁)이 건강을 위해 여색을 멀리하라고 충언을 할 정도였다.

이런 숙종이 건강을 위해 챙겨 먹었던 음식은 바로 검은 색깔의 음식이다. 검은콩, 검은깨, 오골계, 흑염소 등으로 지금도 보양식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특히 건강한 오골계를 골라 그 속을 비운 뒤 흑염소 고기, 검정콩, 검은깨를 넣고 2시간 정도 푹 고아 고기와 국물까지 알뜰하게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해진미 가운데 유독 검은색 음식에 집착한 까닭은 무엇일까. 한의학에서는 흑(黑), 황(黃), 백(白), 적(赤), 청(靑) 등의 오행색을 각각 특정 장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연관시킨다. 육미지황환, 팔미지황한, 숙지황 등 신장에 쓰는 약재들이 꼭 검은 색은 아니지만 검은 색이 신장의 기운을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한의학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

신장은 소변을 걸러낼 뿐 아니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기를 간직하고, 뼈와 근육, 생식기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곳. 따라서 신장기운이 약해지면 스태미너는 물론이고 기초 건강도 흔들리게 된다. 즉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의학서 '황제내경'은 남성은 마흔 살 이후로 신장의 기운이 서서히 약해진다고 전한다. 머리카락이 윤기가 없어지고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는 것도 이 때부터다.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게 되고 귀가 잘 안 들리거나 매미소리, 기차 지나가는 소리 등 귀울림 현상도 나타난다. 또 아침에 자고 일어날 때 허리둘레가 뻐근하고 묵직해지는 것도 신장기능 약화가 원인이다.

의식동원(醫食同源·치료와 식사는 근원이 같다)이란 말이 있듯 신장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음식을 먹으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신장과 찰떡 궁합인 검정색깔의 약재나 식품은 젊음을 유지하게 하는 천하의 명약이다. 가정에서는 검정 참깨와 꿀을 1:1로 빚어 '호마떡'을 만들어 먹거나 검은콩과 검은깨를 함께 갈아 한 숟갈씩 따뜻한 물에 타 먹는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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