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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데이트 / 서울대 법대 포기 성대 의대 입학 김재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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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데이트 / 서울대 법대 포기 성대 의대 입학 김재령씨

입력
200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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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길을 선택했을 뿐입니다."3일 성균관대 의대에 입학한 김재령(金載領·20·사진)씨는 서울대 법대를 포기하고 성균관대 의대로 진로를 굳힌 '이색' 신입생. 지난 해 서울대 법대와 성균관대 의대에 동시합격한 수험생 3명중 2명이 성균관대로 진로를 결정했다. 김씨는 그러나 '이색' 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며 자신의 선택에 의문을 던지는 사회의 시선이 '이색적'이라고 반문했다. 물론 주변에서 "왜 지조 없이 오락가락하냐"는 핀잔도 들었다.

지난 해 대구 대륜고를 졸업하고 지방의 한 의대에 합격했던 김씨는 사실 이과생이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의대를 고집하지 않았다. 의대를 가든 법대를 가든 '연구하고 공부하는 일'이라면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지난 해 '의사로는 최고가 될 수는 없다'는 판단을 하고 학교를 다니며 다시 문과로 수능시험을 치렀다. 문과 점수로는 서울대 법대에 합격할 수 있는 점수. 그러나 의사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교차 지원으로 7명을 뽑은 성균관대 의대에도 원서를 넣었고 모두 합격했다.

결정은 김씨 몫이었지만 모교의 선생님들은 "아무리 그래도 학벌도 중요하고 고시라는 기회가 있다"며 서울대 법대 입학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사법고시 합격자 1,000명의 불투명한 전망에 '서울대 법대'라는 간판을 고집하기 보다는 학비도 면제되고 인턴과정까지 보장된 성균관대 의대로 마음을 굳혔다. 부모님과 친구들 대부분 김씨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고 합격 후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서야 우리 사회가 아직도 '학벌 위주사회'라는 것을 실감했을 따름이라고 김씨는 전했다.

얼마 전 '윤도현 콘서트'를 다녀오는 등 편안한 마음으로 두번째 대학생활을 준비한 김씨는 "03학번으로 다시 의대에 진학한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며 이메일 주소도 'neverever03'으로 바꿨다. 6년이라는 기회가 있는 만큼 천천히 고민한 뒤 미래를 결정하겠다는 김씨는 "이번 결정이 틀렸다면 후일 사법고시를 통해 '의학 전문변호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며 말을 맺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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