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사건과 특검제 도입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가 평양종합체육관(일명 정주영체육관·사진) 준공식, 개성공단 착공식 등을 계기로 대반전을 모색 중이다. 현대는 특히 이 달 말 예정된 평양체육관 준공식 행사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등 북한 권력 핵심 인사들을 초청, 독점적 대북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내외에 각인시키겠다는 생각이다.현대 고위관계자는 2일 "평양체육관은 남북이 힘을 모아 평양에 지은 최대 시설"이라면서 "준공식은 송금사건으로 흔들린 대북 사업을 재정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무현 정부도 이 행사를 통해 현대의 대북 위상을 의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는 잠정적으로 25∼30일 가질 예정인 이번 행사에 조명록(趙明祿)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 고위 인사들이 참석해 줄 것을 북측에 강하게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군부의 행사참여는 사실상 정권 차원에서 현대 지지를 천명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대북 대화를 추진 중인 노무현 정부와 남북 경협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현대는 판단하고 있다.
현대는 이번 준공식에 평양에서 열린 남북 공동행사로는 가장 많은 1,000여명을 초청할 예정이다. 남북 최고급 연예인이 대거 출연하는 문화공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경기 등 다양한 이벤트로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키는 계획도 면밀히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정주영 체육관'은 전기 난방 등 시설공사 마무리 작업을 사실상 끝내고 시험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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