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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비상식적인 "증시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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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비상식적인 "증시 상식"

입력
2003.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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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를 월 스트리트(Wall Street)라고 한다면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일상의 터전은 메인(Main) 스트리트라고 부를 수 있다. 증권회사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누구나 월 스트리트 논리의 지배를 받게 된다. 중요한 점은 두 세계 사이의 생존법이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메인 스트리트의 상식은 월 스트리트의 몰상식이며, 한 쪽의 미덕이 다른 쪽에서는 악덕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두 세계의 사고 차이는 놀랄만하다. 아무리 뛰어난 예언력을 가진 점성술사라 할지라도 월 스트리트 나름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투자로 돈 벌기 힘들다. 증권업계에서 모든 것을 아웃소싱(외부조달) 할 수 있지만 투자의 마음가짐만은 남에게 빌릴 수 없다. 그래서 투자가라면 이 세계의 생리가 집약되어 있는 투자 격언집을 한 번쯤은 꼭 읽어 봐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차이를 이해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월 스트리트의 문턱을 넘어서도 그대로 들고 오는 멘탈리티 중 하나가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 팔고, 쉬어라" 는 투자 격언은 언제 쉬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또 메인 스트리트의 미덕은 인내이고,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가르치지만 월 스트리트의 상식은 "(손절매를 참고 견디는) 인내는 쓰고 열매는 파멸"이라고 가르친다. 이러다 보면 메인 스트리트 입장에서 시세꾼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경박한 인간으로 비치게 된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자"가 메인 스트리트의 얕은 꾀라면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팔자"가 월 스트리트의 정석일 수 있다. 이렇게 혼자만 싸게 살 수 있다는 오만과 턱없는 자신감이 월 스트리트 쪽에서는 역겹게 보일 수밖에 없다. "추세는 나의 친구"라는 증시 격언 역시 메인 스트리트 입장에서는 주관 없는 가벼운 태도로 비칠 수 있다.

증권사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이러한 사고전환(mentality shift)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증권회사 직원과는 갈등이 불가피하고 즐거워야 할 투자가 스트레스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초보자들이 투자에서 가장 넘기 힘든 부분은 바로 이러한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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