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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미사일 10기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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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미사일 10기 파기

입력
2003.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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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가 유엔이 금지한 알―사무드 2 미사일 일부를 1일부터 파기한 데 이어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과학자 개별면담을 재개토록 허용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사기극'이라고 일축했다.이라크는 2일까지 미사일 10기를 유엔 감독 하에 해체했으며 남은 미사일 100∼120기의 폐기 일정과 장소, 방법 등에 대해서도 사찰단과 합의함으로써 7일 예정된 사찰단의 유엔 안보리 보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리란 전망이다.

한스 블릭스 무기사찰단장은 지난달 28일 안보리에 제출한 경과보고서에서 "이라크의 협조가 제한적" 이라며 미사일 파기결정과 과학자 면담 허용 등 2가지를 수용하면 유엔 보고서의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미 백악관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부분적인 무장해제가 아니라 전면적인 무장해제" 라며 "(미사일 4기 파기는) 사기극의 일부" 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은 1일 프랑스 방송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대로 무기사찰에 더 많은 시간을 줄 것" 이라고 말해 앞으로의 사찰 일정에 여운을 남겼다.

1일 터키와 아랍연맹 정상회담이 열린 이집트에서는 미국의 전쟁의지를 저지하려는 의미 있는 조치가 잇달아 나왔다.

터키 의회는 미군 병력 6만2,000명과 전투기 255대, 헬기 65대의 터키 주둔 허용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표가 4표 부족해 부결됐다. 집권 정의발전당(AKP)은 2일 이 안건을 의회에 재 상정할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사태파악에 나서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은 차관 등 155억 달러규모의 경제원조를 제공하는 대신 터키 기지사용을 요구해 왔으나 이번 부결 처리로 최소 1주일은 전쟁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아랍 정상회담에서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반대 미국 주도 이라크 공격 동참 자제 사찰단에 충분한 시간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 결의문이 채택됐다. 그러나 전쟁을 막기 위한 효과적 행동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한계를 노출했다.

한편 독일 사회민주당의 발터 린드너 의원은 2일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결의 1441호에는 이라크 정권 교체가 언급돼 있지 않다" 며 미국의 정권 축출 주장은 타당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겐나디 셀레즈네프 러시아 하원의장은 "어떤 정권이 적절치 않다고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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